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어버이날에 관한 소회 본문
아이들이 다녀갔다.
어버이날을 하루 앞두고 아들과 며느리, 딸과 사위가 모두 한자리에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어버이날의 유래를 사전에서 찾아보았다.
'어버이 은혜에 감사하고, 전통사회 효(孝) 사상의 미덕을 함양하기 위해 정한 법정기념일.
1956년 5월 8일부터 기념해 온 '어머니날' 행사에서 시작되어,
1973년 3월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에 의해 법정기념일 '어버이날'로 확대·제정되었다.
이날은 어머니뿐 아니라 아버지를 포함한 부모와 노인공경까지 아우르는 효행의 미덕을 강조한 기념일로 확장되었다.'
라고 적혀 있었다.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세계 169개국에서 실시되고 있다고 한다.
취지에는 나 역시 공감한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자.
부모가 살아계시는 동안 자녀들은 그들의 생일을 챙기기 위해 일 년에 몇 차례씩 모이게 된다.
친부모뿐만 아니라 장인, 장모(시부모)까지 합치면 무려 네 번의 생일을 챙겨야 한다.
생일이랍시고 아이들이 본가를 찾아올 때면 나는 늘 부담스럽다.
그들이 보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들이 가지게 될 경제적인 부담 때문에.
그날을 위해 매번 케이크를 사고, 꽃을 사고, 그것도 모자라 봉투까지 챙겨야 하니 말이다.
이것만으로도 마음의 부담이 적지 않을진대,
거기에 어버이날까지 더하는 건 다소 가혹하다는 생각이 든다.
마치 사회적으로 효도를 강요하는 듯한.
여유만 된다면 차라리 내가 아이들을 위해 지출을 감당하는 편이 마음 편하다.
굳이 어버이날이 아니어도 한 해 네 번씩이나
챙겨야 하는 부모의 생일만으로도 아이들의 효행은 충분하지 않을까.
하여, 내년부터는 이날을 건너뛸까 진지하게 고민해 볼 생각이다.
적어도 우리집에서만은.
'글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은 내가 아님을 (0) | 2022.05.11 |
---|---|
떠나는 자 .. 남는 자 (0) | 2022.05.09 |
사진 잘 찍는 법 (0) | 2022.05.02 |
남에게 상처 주는 이들의 특징 (0) | 2022.05.02 |
내로남불 (0) | 2022.04.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