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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찌노미(立飲たちのみ)

자유인。 2023. 1. 29. 22:25

 

나라마다 문화 차이란 것이 존재한다.

익숙한 이들에게는 그것만이 최상의 선택이라 여길 수도 있지만,

때로는 시각을 조금 달리해 볼 필요도 있지 않을까?

무엇보다 우리 한식의 반찬 가짓수를 좀 줄였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

많아도 너무 많다. 그것에 따라 대접의 수준을 논하기도 하는데,

워낙 많다 보니 매번 다 먹지도 못하고 버려지는 음식이 적지 않다.

우리의 술 문화 역시 대체로 무거운 편이다.

술을 한잔 마시려면 기본적으로 가볍지 않은 안주를 시켜야 하고,

혼자 먹기엔 양이 많을 뿐더러 값도 비싸다.

살다 보면 여럿이 어울릴 때도 있지만,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보고 싶을 때도 있다.

그럴 때면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가볍게 한잔 하고 싶어진다.

아쉽게도 우리 사회엔 그럴 만한 곳이 별로 없다.

일본에 가면 다찌노미(立飲たちの)란 형태의 술집이 있다.

문자 그대로 서서 마시는 술집이다.

의자에 앉게 되면 대개 장기전으로 가기 쉬운데,

서서 마시니 그럴 염려도 없다.

안주를 시켜야 하는 부담 없이 간단히 술만 마실 수도 있고,

가벼운 안주도 판다. 여럿이 있으면 절제가 쉽지 않은데,

혼자 마시면 한두 잔만으로도 얼마든지 기분을 달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형태의 술집이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지만,

장사하는 입장에서는 수지가 안 맞을지도 모르겠다.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이 따르는 법인데,

우리네 정서에는 다소 낯설 수도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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