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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재'로 문을 여는 새해 벽두 - 2025년 1월 1일 본문
2025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을사년(乙巳年)으로, 육십 갑자(六十甲子)로는 마흔두 번째에 해당하는 '푸른 뱀'의 해라고 한다. 부디 새해에는 세계 곳곳에서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전쟁이 종식되고, 국내적으로는 불안정한 정치가 안정됨으로써 국민들이 마음 편히 살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기를 소망해 본다.
이따금씩 중고품 거래 사이트인 '채소 마켓'을 이용한다. 나한테는 필요 없는 물건이지만, 누군가는 그것이 절실히 필요할 때가 있는데, 이런 수요와 공급을 서로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하는 곳으로 이용자가 꽤 많다. 사진에 관심이 많은 나로서는 그에 관련된 물품을 주로 구입하는 편이다.
디지털카메라를 움직이는 동력원은 배터리로, 야외에서 장시간 많은 사진을 찍으려면 여분의 배터리는 필수적이다. 배터리는 전쟁에 나서는 군인들의 총알과도 같다. 총이 아무리 좋아봐야 총알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듯, 아무리 멋진 피사체를 만났어도 배터리가 없으면 카메라는 있으나 마나이기 때문이다. 카메라 배터리는 꽤 비싼 데다, 지금 쓰고 있는 카메라를 처음 구입했던 10년 전에 비해 가격이 두 배나 올랐다. 그동안 모두 네 개로 운용을 하고 있었는데, 두 개는 수명이 다 되어 폐기하고 나머지 두 개로 버티고는 있지만, 그마저 언제 돌아가실지 알 수 없는 상황.
새로 사자니 가격이 부담스러워 여태 망설이고만 있었는데, 때마침 '채소 마켓'에 내가 찾던 배터리 정품正品이 염가로 나왔다. 배터리는 정품과 호환 제품이 있어 정품은 카메라 제조사에서 만드는 것이고, 호환 제품은 검증되지 않은 군소 업자들이 만드는 것이다. 후자의 경우 전자에 비해 가격이 훨씬 저렴하긴 하지만, 품질을 믿을 수가 없다는 단점이 있어 잘 안 쓴다. 싼 맛에 잘못 사용했다간 자칫 카메라까지 망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매물로 나온 배터리는 놀랍게도 포장도 뜯지 않은 정품이다. 그것도 시중가의 3분의 1 가격에. 이는 '채소 마켓'에서도 운이 아주 좋아야 만날 수 있는 매우 특별한 경우이다. 그 행운을 내가 잡은 것이다. 지금껏 아무리 기다려도 매물이 없다가, 한꺼번에 여러 개가 쏟아져 나와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망설일 것도 없이 덥석 물었다. 이걸로 앞으로 10년은 거뜬히 버틸 수 있으니 당분간 배터리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다. 이런 걸 두고 '횡재'라고 한다. 새해 벽두부터 출발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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