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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만큼만 보이는 세상

자유인。 2025. 3. 14. 04:05

 

 

인도 음식점에 다녀왔다. 가까이 있었는데도 전혀 몰랐던 곳이다. 실내도 넓은 데다 분위기도 아늑했고, 직원들의 서비스도, 음식도 다 괜찮았다. 난생처음 라씨(lassi, 인도식 요구르트 음료)와 네팔 럼(Rum-Khukuri) 주도 맛보았다. 음식점도 여러 곳을 다니다 보면 자연스럽게 비교, 분석이 된다. 요식 업소는 음식도 음식이지만, 분위기가 함께 어우러질 때 방문객의 만족도는 한층 배가된다.

 

간판은 '인도 카레집'인데 그 밑에는 별도로 '인도 네팔 레스토랑'이라고 적혀 있었다. 주인의 국적을 물으니 네팔 출신이라고 했다. 얼마 전 다녀온 안산에 있는 인도 식당의 주인 역시 네팔 출신이었는데, 거기도 여기처럼 '인도 네팔 음식점'이라고 되어 있었다. 주인에게 물었다. 인도와 네팔에서 먹는 음식이 서로 비슷하냐고. 그렇다고 했다. 국경을 바로 이웃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얘기를 듣고 지도를 살펴보니 인도, 네팔, 부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가 서로 국경을 마주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인도 음식을 파는 식당 주인의 상당수가 인도가 아닌 네팔 출신인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러고 보니 그동안 국내에서 만난 네팔인들의 외모가 인도인과 크게 다를 바 없었고, 그들이 구사하는 영어 발음 역시 인도인과 매우 흡사했던 이유를 비로소 알 수 있었다(인도식 영어는 그들만의 독특한 발음과 억양 때문에 알아듣기가 쉽지 않다).

 

최근에 알게 된 또 다른 하나는 베트남과 태국의 음식 역시 유사점이 매우 많다는 것이었다. 인도와 네팔처럼 서로 국경을 마주하고 있지는 않지만, 국내에서 두 나라의 음식을 직접 경험하면서 우연히 발견한 것이었다. 현지를 오가면서도 미처 알지 못한 부분이었다. 신기한 건 내가 한창 해외를 다닐 때보다 국내에 있으면서 나라별 문화 차이를 관찰할 수 있는 기회가 오히려 더 많아졌다는 점이다.

 

그런 걸 보면 꼭 그 나라를 가야만 안다기보다는 얼마나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느냐의 차이가 아닐까 싶다. 그때는 많이 다니기는 했어도 보는 눈이 없었고, 지금은 그때처럼 나다닐 기회는 별로 없지만 보는 눈이 생겼다는. 살면서 끊임없이 견문을 넓히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세상은 아는 만큼만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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