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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경기도 수원에 있는 수원화성 성곽길을 다녀왔다.지난 9월 하순에 이어 올해 들어 두 번째다.수원은 대학 시절 2년 정도 산 적이 있어 남다른 추억이 서린 곳이기도 하다.당시 서울 소재 학교까지 왕복 서너 시간이 걸리는 거리를 매일 전철과 버스를 갈아타며 통학을 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아득한 그 먼 길을 어떻게 다녔는지 모르겠다. 수원화성(水原華城)은 줄여서 수원성 또는 화성이라고도 부른다.조선 정조 때 축성된 것으로 199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다.본래 유네스코에서 요구하는 등재 기준은 원형 그대로의 건축물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축성 당시의 설계도와 작업 진행 기록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중간에 대대적인 복원 공사를 거쳤음에도 드물게 유산으로 인정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날 택한 코스..
세계 여러 나라를 여행하다 보면 어디에서든 차이나타운을 만날 수 있다. 주로 화교(외국에 정착하여 사는 중국인)들이 운영하는 중화요리집이 몰려 있는 곳이다. 내가 난생처음 해외 나들이를 갔던 1990년대 중반, 물설고 낯선 미국 땅에서 입에 맞지 않는 음식 때문에 무척이나 고생이 심했었는데 인근에 있는 중국집 음식을 먹고 겨우 기운을 되찾았던 기억도 있다. 우리나라에도 인천에 가면 같은 형태의 차이나타운이 있다. 기록에 따르면 1883년 인천항이 개항되고 이듬해인 1884년에 처음 시작이 되었다고 하니 어언 140년 가까운 역사를 지닌 곳이다. 여기에 가면 중국 특유의 분위기를 한껏 느낄 수 있다. 지하철 1호선과 수인분당선이 만나는 인천역에 내리면 바로 맞은편이라 접근성도 좋다. 점심 모..
지방에 살던 친구가 재취업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듣고 축하를 겸해 전국에 사는 친구들이 모였다.고등학교 때부터 인연이 되어 지금껏 이어지는 모임인데, 정기 회동은 봄, 가을마다 부부 동반으로 전국 명승지를 돌아가며,번개 모임에는 친구들끼리만 만나 하룻밤을 같이 보낸다. 서울과 수도권, 지방으로 각각 흩어져 사는데도 모임 때마다 결석자가 거의 없을 만큼 출석률이 좋다.코로나 때문에 한동안 뜸하다가 금년부터 만남을 재개했다.안타깝게도 팬테믹 기간 동안 예상치 못한 돌발 변수가 발생했다.부인들 중 두 명이나 건강상의 문제가 생긴 것이다.언제 정상을 회복할지 알 수 없는 상태로 지금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이런 일이 생기면 분위기가 가라앉게 마련이다.마음은 아프지만 가족도, 다른 이도 위로 외에는 달리 해 줄..
커피 문화가 대중의 주목을 끌기 시작하면서 전국적으로 훌륭한 시설의 카페가 많이 생겨났다.그런데 딱히 어디가 제일이다 할 만큼 차별화된 곳을 찾기는 쉽지 않다.요즘 같은 군웅할거 시대에 여럿 중의 하나(one of them)보다는,독보적인 개성을 지닌 것(the only one)이 시장을 장악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누가 나에게 그 동안 들러본 카페 중 개인적으로 하나만 꼽으라고 한다면망설이지 않고 대답할 수 있는 곳이 한 군데 있다. 강화도의 '조양방직'이라고 하는 곳이다.밴댕이에 이어 내가 강화도에서 인상 깊었던 두 번째 장소이기도 하다. 이름만 들으면 카페라기보다는 무슨 공장을 연상하게 된다.그렇다. 조양방직은 과거 굴지의 직물산업 도시였던 강화의 옛 방직공장 이름을 그대로 가져왔다.이 세..
강화도는 제주도, 거제도, 진도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네 번째 큰 섬으로 알려져 있다.주말이면 강화도로 들어가는 도로는 외지에서 오는 차량들로 늘 정체를 빚고 있다.내가 사는 지역에서는 자동차가 아니면 접근이 쉽지 않다.편도 거리는 70km 정도이지만 바로 가는 대중교통편이 없어 여러 차례 갈아타야하다 보니 이동 시간이 3시간(가는 시간만) 가까이나 걸리기 때문이다.저마다 여행에서 추구하는 바가 다를 테지만, 여러 곳을 바쁘게다니기보다 한두 군데를 압축해서 보는 것도 그 나름의 의미가 있을 것 같다. 그 중의 하나가 연미정이라고 하는 곳인데, 고려시대에 지어진 정자이다.여기에서 바라보는 전방 바다 풍경이 장관이다.특히 이른 아침이나 저녁 무렵이 되면 더더욱 아름답다.한때는 민간인통제구역이었다는데 지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