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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지구상에 존재하는 동물은 세월과 함께 자취를 감추는 것들이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것이 공룡이다. 하지만 그건 까마득한 고대 백악기의 일이다. 현대에 들어서는 인류 문명의 발전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문명의 발전은 곧 자연과 환경을 파괴하는 과정과 다름 아니다. 그중에서도 인간 중심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기에 다른 생태 환경은 점점 더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그들이 숨 쉬고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는 동물 생존의 기본이 되는 먹이사슬을 무너뜨리는 과정이기도 하다. 급기야 야생의 천국이라고 하는 아프리카 대륙마저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다. 식물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할미꽃도 그중 하나다. 시골에서 성장기를 보낸 나는 당시 아이들의 놀이터였던 동네 뒷산 어디에서든 할미꽃..

어디를 다녀오던 길이었다. 공원을 지나는데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한 젊은 부부의 대화가 귀에 들어왔다. "(부인) 휴대폰이 없던 시절로 돌아갔으면 좋겠어." "(남편) 그러면 서로 연락들을 안 하고 살게 되잖아." 내가 들은 그들의 대화는 두 문장이 전부였다. 나대로 가던 길을 재촉해야 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글감 하나가 불현듯 떠올랐다. 나는 아날로그 시대에 태어나 그 속에서 오랜 세월을 보내다가 뒤늦게 디지털 문화를 접한 세대이다. 아직도 정서적으로는 디지털보다는 아날로그 감성이 더 많이 남아 있는 편이다. 그렇다고 디지털 문화와 담을 쌓고 살지는 않는다. 그랬다간 자칫 현대판 로빈슨 크루소가 될 수도 있을뿐더러, 어떻게든 동시대인들과 부대끼며 살아는 가야 하니까. 휴대폰이 등장하면서 편리한 점도 많..

.강원도 철원은 경기도 포천과는 지척이다. 두 지역은 행정구역만 서로 다를 뿐 바로 이웃 동네라고 보면 된다. 앞서 포천 편에서 잠시 설명했던 한탄강의 독특한 지질구조를 철원에서는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그 대표적인 곳이 바로 직탕폭포이다. 북한 평강에서 흘러내린 용암이 식어 굳어진 현무암 위로 오랫동안 물이 흐르면서 풍화와 침식으로 현무암 일부분이 주상절리를 따라 떨어져 나가면서 형성된 계단 모양의 폭포이다. 높이는 3미터에 불과하지만 너비는 약 80미터로 가까이서 지켜보고 있으면 장관이다. 북아메리카 대륙에 있는 '원조' 나이아가라가 들으면 적잖이 불쾌해할지 모르지만, 일명 '한국의 나이아가라'로 불리는 곳이다. 국내 전체를 통틀어 이런 형태의 넓고 큰 폭포는 여기가 유일하다. 한탄강의 ..

누구나 말을 한다. 그러나 제 나이에 맞는 말을 배우고 연습하는 사람은 드물다.학교에서도, 가정에서도, 직장에서도 말을 가르치지 않는다. 그런데 의문이다. 어른이 된다고 어른답게 말하는 법을 알게 될까? 혹시 몸은 마흔 살, 쉰 살이 되었는데 말은 이삼십 대에 머물러 있지는 않은가? 말도 자라야 한다. 어른은 어른답게 말해야 한다. - 강원국, 중에서 - 인터넷에 실린 어느 일간지 기사를 보고 있었다. 국내 프로 여자 배구팀에서 뛰다 계약 기간이 끝난 한 외국인 선수가 본국으로 돌아가는데, 그를 데리고 있던 감독이 공항까지 배웅을 나가 눈물을 흘렸다는 내용이었다. 그 선수가 시즌 내내 워낙 빼어난 활약을 펼쳐 다음 시즌에도 같이 하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고 헤어지는 데 대한 아쉬움 때문이었다. 기사에..

가까운 이웃과 경기도와 강원도 일대로 나들이를 다녀왔다. 공교롭게도 가는 날부터 돌아오는 날까지 내내 일기가 고르지 못해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무릇 여행이란 맑으면 맑은 대로, 추우면 추운 대로 그에 맞춰 즐기면 그만이지 않은가. 길에서 경험하는 모든 과정 하나하나가 다 여행의 일부일 테니까. 이번에 간 곳은 경기도 포천과 강원도 철원으로 북한 땅이 바로 지척인 접경 지역이다. 두 지역은 모두 북한 평강에서 발원한 한탄강이 지나는 곳인데,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지질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른바 용암이 흘러내려 형성된 곳으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될 만큼 그 가치를 널리 인정받고 있다. 포천과 철원 여행기를 각각 두 편으로 나누어 싣는다. 먼저 포천 여행기부터 소개한다. 포천시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