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2009년 10월 25일 본문
해마다 10월 하순이면 동생과 나는
고향집에 감 따기 작업을 하러 내려가곤 했습니다.
집에 형제들이 여럿 있었지만
호출 대상은 늘 정해져 있었습니다.
사진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작업을 하는 도중에도 눈에 띄는 풍경이 들어오면
일손을 놓은 채 카메라를 잡곤 했었지요.
그럴 때마다 부모님은
'쟤가 일하다 말고 뭐 하는 거냐'는 표정으로 쳐다보곤 하셨지요.
제한된 시간에 할당된 작업을
조금이라도 일찍 끝내는 것이 우선이었으니까요.
사진에 나오는 풍경은 우리 논이 있던 바로 앞집이었습니다.
일을 하다 문득 고개를 들어보면
서녘하늘과 어우러진 가을 풍경이 제법 그럴싸했었지요.
아쉽게도 지금은 저 집이 헐리고
그 자리엔 텃밭만이 남아,
더 이상 피사체로서의 존재감은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제가 찍은 가을 풍경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사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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