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행복지수를 높이는 길 본문

글쓰기

행복지수를 높이는 길

자유인。 2025. 2. 14. 04:09

 

 

내가 날마다 하고 있는 일은 단순 반복 작업이다. 신체 건강하고 마음만 있으면 누구든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럼에도 오래 근무하는 이들은 생각처럼 많지 않다. 그런 데서 다음 달이면 어느새 3년 차를 맞이하게 되니 이 업종에서는 흔치 않은 일이다.

 

평생 사무직에만 종사했던 나는 퇴직 후에는 답답한 사무실을 벗어나 무언가 몸을 움직일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아내는 '당신 영어 잘하니 그 방면의 일을 한번 찾아보라'라고 했지만, 더 이상 실내에서 하는 일은 생각하기도 싫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지금의 일터를 만나게 되었다.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전혀 생소한 분야라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나 스스로도 의문이었는데, 막상 하고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나와 궁합이 잘 맞았다.

 

게다가 오전 몇 시간만 하는 일이라 일과 후에는 얼마든지 나의 뜻대로 시간 활용을 할 수 있어 이보다 좋을 수가 없었다. 일이라기보다는 운동한다는 생각으로 임하게 되니 몸도 다져지고, 정신건강까지 덤으로 챙길 수 있는 데다, 거기에 용돈까지 벌 수 있으니 이만한 일터가 어디에 있을까 싶다. 오죽하면 나 스스로 '신의 직장'이라 부를까?

 

오래 하다 보니 현장 책임자 역할까지 맡고 있다. 말 그대로 현장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을 관리한다. 덕분에 현직 때는 접할 기회가 없었던 다양한 세상 풍경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다는 점도 색다른 재미다. 여느 직장과 달리 파트타임 개념이라 수시로 새로운 사람들이 들고 나는 데여서, 인력 수급이 내가 맡고 있는 또 다른 주요 임무 중 하나다.

 

공급 측면에서만 보면 젊은 사람들이 한결 구하기는 쉬워도, 신뢰감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전날까지만 해도 출근하겠노라고 철석까지 약속해 놓고는 막상 다음 날 아침이 되면 아무런 연락도 없이 나타나지도 않는 데다, 전화조차 받지 않는 일이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50대 이상은 공급은 달리지만, 일단 구하고 나면 장기간 믿고 맡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직장 다닐 때만 해도 '월요병'이라는 것이 있었는데, 여기서는 하루하루가 즐거움으로 가득하다(물론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다). 비로소 사람 사는 것처럼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삶의 행복지수가 요즘만큼 높은 때가 없었다. 그 바탕에는 아침마다 하고 있는 나만의 일터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여기에 내 가족의 생계를 매달고 있었다면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이었다.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라고 누구에게 물어본들 어디서도 뾰족한 답을 구하기는 어렵다. 본인 스스로 치열하게 모색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딱히 정의를 내리기는 어렵지만, 대체로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스스로 재미를 추구해 나아갈 수 있다면 그것이 곧 삶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길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자신의 앞날을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오늘이 다시 오지 않을 내 생애 마지막 날이란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충실히 살다 보면 그것들이 쌓이고 쌓여 하나의 인생이 된다는 것 - 내가 살아가는 방식이기도 하다.

 

'글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충해서 성공할 수 있다면  (0) 2025.02.16
자격증이 지니는 의미  (2) 2025.02.15
위험한 자가 진단  (2) 2025.02.13
신입행원입니다  (3) 2025.02.11
휴대폰 연락처  (6) 2025.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