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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해서 성공할 수 있다면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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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이 있어 중국 음식점에 들렀다. 규모도 어느 정도 되고 손님도 제법 많았다. 우리가 주문한 음식은 코스 요리였다. 중국집에서 코스 요리를 시키면 대개 원탁 회전 테이블에 음식이 나오고, 그것들을 돌려가며 각자 접시에 덜어 먹는 것이 일반적인 형태이다. 여기는 주방에서 미리 음식을 소분하여 개인별로 갖다주었다. 거기까지는 좋았다.
두 가지가 거슬렸다. 나온 음식들이 하나같이 식초 냄새가 과하게 났다. 결과적으로 모든 음식이 강한 식초 향에 묻혀 무엇 하나 제대로 된 맛을 느낄 수가 없었다. 다른 하나는 소분되어 나온 접시 가장자리마다 예외 없이 양념이 어지럽게 묻어 있어 영 성의가 없어 보였다. 본래 음식이란 시각에서 출발하여 미각에서 완성된다. 둘 중 어느 한 가지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이런 문제가 나타나는 가장 큰 원인은 직원 교육에서 비롯된다. 교육은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으로 반복될 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와 더불어 주방에서 나오는 음식에 대한 관리가 전혀 안 되고 있다는 점이다. 교육이 안 되어 있다면 누군가 주방 앞에 서서 손님 상에 나가는 음식을 미리 확인하는 과정이라도 있어야 한다. 이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주인의 몫이다. 이 가게는 음식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운영 체계가 짜임새가 없이 무척 허술해 보였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다.
한 번 찾은 손님의 마음을 잡지 못하면 다시는 되돌리지 못한다. '바빠서', '다음에 오시면' 등의 핑계는 통하지 않는다. 음식을 파는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도 최고의 맛과 최선의 서비스를 보여줄 의무가 있다. 그것을 보장하지 못한다면 한 가지 길밖에는 없다. 더욱이 요식업은 블루오션이 아닌 레드오션이다. 어느 분야보다 진입 장벽이 낮아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는 의미다. 대충해서 성공할 수 있다면 아무나 부자가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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