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일을 한다는 것은 본문

일을 한다는 것은 생계를 해결하는 방식뿐 아니라,
내 인생의 시간을 잘 보내는 방식이기도 하다.
- 최인아,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 중에서 -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 .. 요즘 내가 읽고 있는 책이다. 지은이는 국내 굴지의 광고 회사에서 30년 가까이 근무하다 타의가 아닌 자발적 의사에 따라 퇴직한 인물이다. 도처에 여성에 대한 보이지 않는 유리 천장이 존재하는 우리 사회에서 드물게 최고의 자리까지 올랐다. 퇴직 사유란, 일은 더 이상 그만하고 남은 인생은 맘껏 자유를 향유하며 살겠다는 의지에서였다. 충분히 그렇게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막상 2년 정도가 지나고 보니 혼자만의 자유도 균형의 문제란 걸 알게 되었다. 처음 얼마간은 그 생활이 좋을지 모르지만, 이내 지치더라는 것이다. 자유란 어느 정도 일이 있는 가운데 비로소 의미가 있다는 것도. 결국 애초에 가졌던 생각을 바꾸어 다시 그녀만의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내용이다. 그녀는 묻는다. 굳이 힘들게 일하지 않아도 생계를 유지하는 데 지장이 없을 만큼의 재산이 당신에게 있다면 평생 일을 안 하고 살 거냐고.
나의 초등학교 여자 동기생의 남편은 평생 직업을 가져본 적이 없다고 했다. 본래 집안이 부유한 데다, 부인까지 전문직에 종사하고 있어 본인이 애써 일을 하지 않아도 사는 데 문제가 없다는 것이 이유 중 하나였다. 나이가 들어서도 아닌 처음부터 아예 직업이 없었다는 건 흔치 않은 사례이다. 언젠가 그 얘길 전해 들으면서 나도 모르게 가슴이 답답해졌다. 내가 만약 그 남자의 입장이었다면 견디기가 어렵지 않았을까 싶어서였다. 그건 경제적인 문제를 떠나 '왜 사느냐'에 대한 문제였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지은이의 질문에 나대로 답을 하자면, 그건 어떤 삶이 옳다 그르다를 한 마디로 단정 짓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인생을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살든 그것은 전적으로 각자가 판단하고, 결정해야 할 몫이기 때문이다. 평생 일을 해야만 사는 것처럼 산다고 생각하는 이도 있을 테고, 꼭 일을 하지 않더라도 다른 방법으로 얼마든지 삶의 보람은 추구할 수 있다고 여기는 이도 있을 테니 말이다.
나 개인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삶의 기치는 '일은 최소한으로, 자유는 넉넉히'이다. 그동안 일은 할 만큼 했으니, 남은 시간은 전적으로 나의 자유 의지에 따른 삶을 살아보겠다는 것이다. 물론, 책의 지은이처럼 그 생각이 장차 어떻게 바뀔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적어도 아직까지는 유효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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