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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아침 운동을 나갔던 길에 사람이 오가는 보도 위에 엎드려 꼼짝을 하지 않는 매미를 만났다. 보통 사람이 근처에 가면 금세 어디론가 달아나 버리는 특성을 지닌 곤충임에도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 카메라를 가까이 들이밀었는데도 마찬가지다. 외관상으로는 살아 있는 것 같은데 .. 도저히 날 수 없을 만큼 어디를 심하게 다친 걸까?

국화임에도 무궁화처럼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하는 꽃이 또 있을까? 그 점을 생각하면 늘 마음이 편하지가 못하다. 무궁화가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국화라면 지금처럼 눈을 씻고 찾아야만 간신히 볼 수 있는 꽃이 아닌, 전국 어딜 가나 쉽게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자라나는 아이들이 무궁화를 알아볼 수나 있을까? 다행히 내가 사는 지역에는 곳곳에서 무궁화를 발견할 수 있어 반갑다. 아침 운동 코스인 개천을 따라서도, 자동차를 타고 달리는 도로가에도 무궁화는 고개를 내밀고 지나는 우리를 반긴다. 무궁화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이 보다 확산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는 어느 한두 사람을 떠나 지역을 맡고 있는 단체장이나 정부 차원에서 지속적이면서도 적극적으로 앞장설 때 비로소 가능한 일일 것이다.

매장에 들른 아내가 캠핑용 의자를 하나 사고 싶어 했다. 어디 나들이 갔을 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거란 취지에서였다. 사는 거야 어려울 것 없지만 좀 더 생각해 본 후 결정하자고 했다. 그 동안의 수많은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사용할 일이 거의 없을 것 같아서였다. 불과 몇 년 전, 동네 벼룩시장에서 야외용 간이의자를 구입한 이후 단 한 번도 제대로 사용해 보지 못한 채 폐기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살아가면서 알게 모르게 버려지는 돈들이 참 많다. 통계를 내보진 않았지만 인생 전체를 통틀어 집계를 해보면 금액이 꽤 될 것이라 여겨진다. 매장에선 괜찮아 보여 산 옷이 막상 집에 와서 입어보니 영 딴판이었던 경험 한 번쯤 있지 않은가. 열심히 몸 한번 만들어 보겠노라며 산 운동기구가 며칠이 지나..

시청자 입장에서 방송을 보면서 안타까울 때가 더러 있다. 오랫동안 특정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아오다 보니, 어느새 그 사람이 해당 프로그램의 상징이라는 이유로 쉬이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경우가 바로 그것이다. 진행자의 나이와 건강이 더 이상 받쳐주지 못할 시점에 이르렀음에도 당사자가 없으면 시청률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거란 염려 때문인지 차일피일 미루게 된다. 해당 프로그램을 조만간 폐지하지 않을 거라면, 현임 진행자가 그나마 건강이 유지되고 있을 때 후임자를 정하면 얼마나 자연스러운가. 어느 날 갑자기 진행자에게 비상상황이라도 생기면 해당 프로그램은 졸지에 방향을 잃고 만다. 그 '비상상황'도 알고 보면 방송국 측에서 얼마든지 예측 가능하며, 충분히 대비할 수 있었던 변수인 것이다. 같은 직업인일지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