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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경조사는 누구나 살아가면서 거의 필수적으로 겪게 되는 일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일종의 품앗이라고도 할 수 있다. 갑과 을의 관계처럼 이해가 얽힌 경우는 예외로 치더라도. 그럼에도 이에 따른 절차와 예의는 중요하다. 내 개인사에 찾아오는 이들은 다들 저마다의 바쁜 일상을 미루고 오는 것이기에. 지인들의 경조사에 참석하면서 더러 서운한 마음이 들 때가 있다. 초청은 열심히 하면서도 끝나고 나면 그만인 경우가 바로 그것이다. 바쁜 일상을 뒤로 하고 내 개인사에 선뜻 달려와 준 이들에게 고마움의 인사는 전하는 것이 혼주로서 해야 할 최소한의 도리가 아닐까. 한참의 시간이 지나도록 가타부타 기척이 없는 이들을 볼 때면 초청은 단지 부족한 비용을 충당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었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오늘은 나에게 있어 조금은 특별한 날이다. 자동차 운전면허증에 이은 또 하나의 국가 공인 면허증이 발급된 날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지금껏 해왔던 분야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도전은 낯설고 어색하지만 그만큼 더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그것은 마치, 더없이 고생스러움에도 돌아오면 어느새 또 떠나게 되는 여행과도 같은.

오랜만에 지켜본 말들의 질주. 한동안 코로나로 문을 닫았던 저곳에도 다시금 사람들의 발길이 넘쳐난다. 얼마 만이던가. 아이들의 손을 잡고 '신기한' 말을 보러 갔던 그날 이후. 나야 그저 관찰자의 입장으로 즐길 뿐이지만 저기에 온 인생을 걸고서 일희일비하는 이들의 마음은 또 어떠할까. 그들은 기대만큼 결과물을 얻었을까. 즐기되 '지나치면 아니한 만 못함'은 저곳에도 적용되는 교훈임을.

대개 사람들은 가까운 곳은 소홀하고 먼 곳에만 집착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유명 관광지나 해외 명소는 자주 가면서도 정작 내가 사는 지역은 특별히 가본 곳도 없고, 외지인들보다도 더 아는 게 없다. 서울 생활을 한 지도 어언 40년이 넘었다. 그럼에도 이곳을 방문하는 이들에게 추천할 만한 장소에 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다. 가본 곳이 없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퇴직 후 정기적으로 만나는 모임을 몇 개 만들었다. 테마는 비슷하다. 여태 살면서도 둘러보지 못했던 서울의 속살을 하나씩 살펴보기로 한 것이다. 낙산공원을 다녀왔다. '낙산'이라 하기에 강원도 양양에 있는 낙산인 줄로만 알았다. 그게 아니었다. '낙타의 등을 닮은 산'이라 하여 그렇게 이름을 붙였다고 했다. 아파트 일색인 줄 알았던 서울..

내가 블로그를 시작한 것은 2005년 11월이었다. 마라톤 동호회 활동을 하던 중 우연히 글 쓰는 재미에 빠진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다. 쓰기는 많이 썼지만 어느 날 돌아보니 부끄러운 내용들이 많아 한 차례 대폭 정리를 하기도 했었다. 이후, 보다 차분한 톤을 유지하면서 지금껏 사진과 글을 게재해 왔다. 다음 블로그가 오는 9월부터 티스토리로 전면 교체된다는 방침을 알려왔다. 무슨 까닭일까? 댓글을 제외한 다른 내용은 모두 이전이 가능하다기에 곧바로 이전 신청을 하고는 이렇게 조금 앞서 새옷으로 갈아입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는 건지는 모르겠다. 시간이 지나다 보면 하나씩 알게 되겠지. 아무튼 오늘은 티스토리로 갈아탄 뒤 새롭게 출발하는 첫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