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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친구가 감자를 보내왔다. 작년 이맘때 고맙게 잘 먹었는데 올해 또 잊지 않고... 누군가에게 무엇을 준다는 것은 그 사람에 대한 호감의 표시임을 생각할 때 내가 누군가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로 비춰진다는 것은 얼마나 기분 좋은 일인가. 간식 거리로 이만 한 게 없다. 달지도, 짜지도 않고 소화마저 잘 되니 ...

우리는 타인과 늘 부대끼면서 살아가야 한다. 그 과정에서 때로는 감동을 받기도, 또 때로는 서운함을 느낄 때도 있다. 그 같은 감정의 발로는 대부분 나에 대한 상대방의 배려 유무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아무리 선한 마음으로 나에 대해 배려를 할지라도 그것들은 다 언젠가는 갚아야 할 다 마음의 빚인 것이다. 나는 누구에게 크고 작은 신세나 도움을 받으면 어떤 형태로든 보답을 하는 것을 철칙으로 여기며 살아왔다. 그래야 내 마음이 조금이라도 더 편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내가 결혼을 할 때는 대구에서 했다. 서울에서 멀리까지 일부러 내려온 친구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에 돌아가는 기차표를 일일이 끊어주었다.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에는 조문 와주신 고마운 분들에게 별도로 찾아뵙고 식사 대접을..

무언가 몰입할 대상이 있다는 건 긍정적인 일이다. 일을 통해 즐거움을 느끼는 이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생업 그 이상 이하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여행을 하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혹은 영화나 공연, 스포츠를 즐기면서 저마다의 행복을 추구한다. 중학교 시절 시작된 담배 수집. 큰집 다락방에 올라갔다가 우연히 발견한 외국산 담배가 계기였던 것 같다. 처음엔 국산 담배만 모았었는데 성인이 된 후 여러나라를 오가면서 외국산 담배에까지 범위가 점차 넓어졌다. 소문을 듣고 외국 여행을 다녀온 지인들이 일부러 가져다 주기도 했다. 담배를 피우지도 않은 사람이 담배를 수집한다는 게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있었다. 요즘 들어 열정이 시들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과거에 모아둔 각종 문양의 담배..

코로나가 시작된 이래 너도 나도 마스크를 쓰다 보니 익히 알고 있던 얼굴이 아니면 누가 누군지 식별이 어렵다. 나 역시 같이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 중 코로나 시대에 입사한 이들과는 교류가 거의 없는 데다 마스크까지 착용하고 있다 보니 어느 날 마스크를 벗은 '낯선 사람'이 오가다 인사를 해도 누군지 알 수 없어 곤란할 때가 있다. 내가 근무하는 사무실에는 경비를 담당하는 분이 둘 있다. 한 분은 오래 되어 나를 익히 알 수 있는 분이고(마스크를 착용하더라도) 다른 한 분은 10개월 가량 된 분이다. 늦게 들어온 분과는 서로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로 인사를 교환하는 경우가 대부분인지라 지금껏 마스크 벗은 상대방의 얼굴을 볼 기회가 거의 없었다. 급기야 오늘 출장을 갈 일이 있어 외부 주차장에 둔 차를 몰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