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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작년 초 코로나가 처음 발생했을 때만 해도 하루 확진자는 2~30명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완전히 공포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공교롭게도 그때는 아들의 결혼식을 목전에 두고 있던 시점이었다. 혼주로서 초청한 사람들에게 '역병 확산 방지를 위해' 참석하지 말라고 일일이 연락해야 되지 않느냐는 압력까지 들어올 정도였다. 그로부터 2년 가까이 된 지금, 하루 확진자 수는 당시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급증했음에도 사람들이 느끼는 심리적 공포감은 현격하게 줄어들었다. '곧 사라지겠지' 했던 기대감이 '같이 갈 수밖에 없다'는 체념으로 변해버렸기 때문이 아닐까. '이럴 수가 있을까' 싶을 만큼 적막강산이었던 공원에는 언제 그랬느냐 싶을 정도로 코로나 이전의 상태를 거의 회복한 듯한 모습이다. 공원 주차장에 빈..

나이가 들면서 일어나는 변화 한 가지. 이제껏 알아왔던 이들에 대한 '관계 재평가' 작업이 그것이다. 돌아보면 이제껏 친구라는 이름으로, 지인이라는 이름으로 관계를 맺어왔던 이들이 허울뿐인 경우가 적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다. 그들에게 투자한 시간과 경제가 아깝다는 생각마저 들기도 한다. 친분이란 것이 반드시 함께한 시간과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얼마나 진심으로,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대하느냐의 차이이다. 서로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은 그만큼 생산적인 관계가 못 된다는 것과 다름 아니다. 오직 자신에 관한 자랑만 일삼고 상대방의 삶에는 무관심으로 일관한다면 그 관계는 발전하기 어렵다. 서로의 작은 것에, 작은 변화에 주목할 수 있어야 한다. 그에 대해 표현도 할 수 있어야 한다. 인간이..

아침 출근길 .. 원활한 흐름이 이어지던 차로에 나타난 정체 현상. 정차 후 출발하려는데 갑자기 시동이 꺼진 모양이다. 예고도 없이 저런 불청객이 찾아오면 ..

내가 근무하는 직장에서는 지난 4월부터 자율복장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주변 벤처기업이나 IT 기업 근무자들이 캐주얼 복장으로 출근하는 모습을 볼 때면 '우리는 언제 저런 날이 올까' 내심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곤 했었는데 드디어 현실이 된 것이다. 훈련이 되지 않은 초기엔 시행착오가 많았다. 이런 옷 저런 옷, 이런 신발 저런 신발 다양하게 시도해 보면서 마침내 나에게 맞는 패션 스타일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다. 돌아보면 부끄러울지라도 그런 과정 없는 성장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로 인해 '버려지는' 돈들이, '버려지는' 물건들이 없지 않겠지만, 그것들은 결코 '버려지는' 것이 아니라 한 단계 더 성장을 위해 꼭 필요한 수업료였음을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된다. 살 때는 괜찮아..

현대인의 '필수 품목' 중 하나가 된 SNS. 우리는 그것들을 얼마나 적절히 잘 활용하고 있을까. 소식을 전해도 답이 없는 이들이 있다. 무슨 일이 있나 했더니 숫자(봤다는 표시)는 지워져 있다. 그러면서 또 본인 얘기는 올린다. 서로가 동문서답을 하고 있는 셈이다. '톡(TALK)'은 대화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대화란 어느 일방이 아닌 서로가 주고받는다는 뜻이다. 어느 한 쪽이 소식을 전하면 그에 대해 반응을 보내주거나 공감을 표시해 주는 것은 기본적인 에티켓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누구든 글을 올리면 어떤 형태로든 반응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은 인지상정일 것이다. 공감 능력이 없는 상대와 지속적인 소통을 기대하기는 어렵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