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나를 키운 8할 본문
사람들은 자기 방식이
제대로 된 '정식'이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그래서 자기 방식이 아닌
다른 식으로 일하는 것을 보면 문제니까
자꾸 고치라고 이야기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방식은
나에게 좀 익숙하지 않은 방식일 뿐,
틀린 방식은 아닙니다.
- 혜민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 중에서 -
오늘로써 금년 독서량 60권을 돌파했다.
책을 읽는 데 숫자가 무슨 대수랴마는 적어도 일주일에 한 권씩은
읽어야겠다는 연초 자신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었다는 데서 의미를 찾을 수 있겠다.
게다가 올해는 예년에 비해 이른 시기에 그 목표를 달성했다.
젊을 때는 지금처럼 독서를 생활화하지 못했다.
읽기야 읽었지만 불규칙적인 독서 형태였다고 할 수 있다.
나이가 들면서 독서는 비로소 내 삶의 한 부분으로 완전히 뿌리를 내렸다.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을' 정도로.
독서는 알게 모르게 많은 성장을 가져다 주었다.
우리가 밥을 먹으면 섭취한 영양소의 효과가 당장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서서히 우리 몸을 성장시키듯,
독서는 그렇게 내 사고의 지평을 조금씩 넓혀주었다.
일찍이 미당은 '나를 키운 건 8할이 바람'이라고 했지만
나에게 있어 '나를 키운 건 8할이 독서'라고 감히 이야기할 수 있다.
언제까지 독서를 계속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나 역시 노화가 진행되어 눈이 침침해지면 읽고 싶어도 읽을 수 없는 날이 올 것이다.
그러나 나의 육체적 여건이 받쳐주는 한 독서의 생활화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