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담배와의 인연 본문
나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
중학교에 막 들어갔을 무렵이었다.
같은 마을에 살던 큰집 다락에 들어갔다가
LARK이라고 하는 미국 담배를 우연히 보게 되었다.
당시 경찰 공무원이었던 큰아버지께서 어디선가 받아온 것인 듯했다.
그때부터 시작된 담배 수집 취미.
국내에 나오는 웬만한 담배는 거의 다 모았다.
외국 출장을 다니면서도
기회가 닿는 대로 그 나라의 담배 역시 열심히 수집했다.
담배를 모은다니 다들 신기해했다.
담배를 피우지도 않는 사람이 그런 취미를 갖고 있다니
더더욱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았다.
나라마다 독특한 디자인이 나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우리나라 담배 디자인은 다소 단조로운 반면
유럽의 그것들은 상대적으로 색감이 화려한 편이었다.
하지만 어느 때부터인가 수집 활동에 제동이 걸렸다.
종류가 너무 많아진 데다
정부에서 금연 촉진 명목으로 흉측한 사진을 게재하는 바람에
점차 마음이 멀어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비록 멈춰 있지만
한동안 사랑에 빠졌던 다양한 종류의 담배를 보고 있노라면
아련한 추억과 더불어 가슴 가득 평화가 찾아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