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나 하나만 제대로 건사해도 본문
한때 잘나가던 사람이 이런저런 일로 추락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사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음에도 순간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부정한 돈에 손을 댐으로써 평생 힘들게 쌓아 올린 명예와 지위를 한순간에 날린 경우, 부드러울 땐 부드럽더라도 냉정할 땐 냉정해야 함에도 보증 서 달라는 지인의 부탁을 뿌리치지 못해 재산도, 사업도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된 경우 등등.
영화를 누릴 때만 해도 남의 얘기인 줄만 알았던 벼랑 끝 상황이 자신의 일이 될 줄은 생각도 못 했을 것이다. 결국 가까운 이들에게 손을 벌려 보지만 상대방 역시 제 식구 건사하기에도 바쁜 처지에 무슨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그러면 '당신이 그럴 줄 몰랐다'라며 다시는 안 볼 것 같은 표정으로 고개를 돌린다.
내 주변에도 그런 이들이 있었다. 그들의 절박한 외침에 내 능력 범위 내에서 도움의 손길을 내민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었다. 무슨 대가를 바라고 한 건 아니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에 대해 가타부타 말 한마디라도 있기를 바랐다. 그때 참 고마웠노라고. 당신 덕분에 질곡의 터널을 벗어나는 데 큰 힘이 되었노라고.
언제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그들은 너무나도 태연했다.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의 표정들이 그렇게 다를 수가 없었다. 원래 그런 사람들이었노라고 마음을 다스리긴 했지만, 나도 사람인 이상 서운한 마음은 쉬이 가시지 않는다.
그들을 보며 느낀 것이 있다. 남을 도와주고말고를 떠나, 나 하나만 제대로 건사해도 그것이 곧 주변을 돕는 길이라고. 내가 무너지고 나면 가까이는 가족과 친척이, 더 넘어 친구나 지인들까지 막대한 피해가 번지기 때문이다. 이럴 때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기보다는 아무 잘못도 없는 상대방에 대한 원망만을 더 앞세우는 경우가 많다. 잊지 말 일이다. 내가 바로 서지 못하면 내 인생도, 인간관계도 동시에 다 무너지고 만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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