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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오래 알아온 사이지만 상대방의 생각지도 못했던 모습을 보고는 놀랄 때가 있다. '저 사람에게 저런 면이 있었던가' 라고. 나름대로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마치 낯선 인물을 대하는 것처럼 생경한 말이나 행동을 발견할 경우가 그것이다. 함께 사는 가족을 제외하면 우리가 알고 있는 상대방의 실체는 대개 겉모습만인 경우가 많다. 내 경험상 짧은 기간에 사람을 파악하는 방법으로 크게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하나는 돈 거래를 해보는 것이다. 상대방이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처한 경우는 예외라 하더라도 이럴 때 그 사람의 본 모습이 드러나게 된다. 함께 일을 해 보면 금세 또 실체를 파악할 수 있다. 이해관계가 걸린 경우는 말할 것도 없고 친목 성격의 모임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마지막으로 그 사람의..

나이가 들고 보니 가까운 친구라도 그냥 이름을 부르기가 망설여질 때가 많다. 이럴 때 따로 부를 만한 각자의 호(號)를 하나씩 지어 부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 호(號)라는 말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우리나라나 중국에서 본명이나 자 외에 허물없이 부르기 위해 그 대신 쓰는 이름을 통틀어 이르는 말' 이라 풀이되어 있다. 몇몇 지인들에게 그런 제안을 해 봤더니 대체로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불러주지 않는 이름을 나 혼자 지어 봐야 무슨 의미가 있으랴. 모처럼 후배들과의 만남이 있던 날, 일행 중 한 명이 호를 하나씩 지어 부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다. 나대로 생각은 많이 했었지만, 다른 사람으로부터 같은 제안을 받기는 처음이었다. 망설일 이유가 있으랴. 고민 끝에 즉석에서 각자의 호를 하나씩 완성했..

제20대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막을 내렸다. 어느 때보다 치열했던 싸움. 두 가지 기록에 주목한다. - 역대 최소 표차(247,077표) 승부 - 그 동안 여러 명의 경기도 지사 출신 후보가 대권의 꿈을 키웠지만 지금껏 아무도 벽을 넘지 못했다는 .. 갈수록 이념 간, 진영 간 골이 깊어지는 대한민국 정치. 말로만이 아니라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고 나라를 생각하는 그들이 되었으면 ..

우리가 별 생각 없이 쓰고 있는 용어 중에 이해가 가지 않는 것들이 더러 있다. '독서실'이란 말도 그 중의 하나이다. 이 말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독서실(讀書室) : 글을 읽거나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따로 차려놓은 방' 이라 정의하고 있다. 여기에서 '독(讀)'은 '읽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이를 그대로 따른다면 '독서실'은 곧 '책을 읽는 방'이 되지 않는가. 일반적으로 우리 나라에서 독서실은 공부를 하기 위해 가지 책을 읽으러 가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독서실'이란 말 대신 '공부방'이나 다른 걸맞은 용어로 바꿔야 하지 않을까. '독서실' 간판을 볼 때마다 가지는 의문이다.

나의 인간관계에 관한 지론은 요란하지 않게 내실 위주로 가자는 것이다. 넓이보다는 깊이를 추구하겠다는. 함께한 시간이 길다고 해서 반드시 그에 비례하여 관계가 깊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서로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어느 정도인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어느 일방이 아닌 양방이 될 수 있을 때 비로소 그 관계는 보다 지속성을 발휘할 수 있다고 믿는다.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 언제 어느 때고 망설이지 않고 전화할 수 있는 사람. 그런 이가 한 명이라도 내 곁에 있다면 그 사람이야말로 행복한 인생길을 기약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