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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오랜만에 청계산을 찾았다. 예전과 달리 이제는 산에 가더라도 가벼운 산책 수준이다. 한때는 대단한 에너자이저라도 되는 양 어디든 망설임 없이 길을 나섰지만, 더 이상 옛날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내가 사는 지역은 관악산을 비롯하여 수리산, 청계산, 바라산, 백운산, 모락산 등이 사방으로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산행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그 중에서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산은 청계산이다. 명산의 조건으로 적당한 높이, 나무와 바위의 조화, 거기에 물이 한데 어우러져야 하는데, 다른 산과 달리 청계산에는 사시사철 계곡물이 흐른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아름다운 자연에 저렇게 썩지도 않는 페트병을 함부로 버리고 가는 이들의 심리가 궁금하다. 이 길을 따라 계속 올라..
금요일이었던 어제(8/25) 제7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7=Anyang Public Art Project) 개막식이 열렸다. APAP7은 이런 행사다(출처 : APAP7 홈페이지 캡처). 이번 개막식에는 지자체를 이끄는 단체장을 비롯하여 많은 내외 귀빈, 국내외 예술가 및 시민들이 참석했다. 운이 좋게도 프로젝트 중 하나인 아트펜스 작업에 동참할 기회가 있었다. 이름하여 '푸른 숲으로 둘러싸인 마을 상록을 추억하다' - 삶의 터전이자 보금자리였던 공간이 재건축 공사로 사라지면서, 해당 공간에 설치되는 가림막에 현지 주민 및 지역 예술인들이 힘을 합쳐 마을과 관련된 추억을 각종 사진, 글, 그림, 탁본 등으로 장식하기 위한 작업이다. 일 년 여에 걸친 작업 결과물..
우연히 텔레비전 채널을 돌리다 보니 '금빛수로 & 라베니체'란 문구가 등장한다.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꽤나 이국적인 풍경을 담고 있는 곳이었다.저기가 어딘가 살펴보니 김포 한강신도시에 있는 한강중앙공원이라고 했다.여태 내가 왜 몰랐을까. 한 번 다녀와야겠다고 생각하던 차 하늘을 보니 아침부터 잔뜩 흐려 있었다.다행히 오후 늦게부터 숨어 있던 해가 얼굴을 내밀기 시작했다.생각이 떠오르면 그 즉시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나의 강점 중의 강점(나이 탓인지 예전보다는 동력이 많이 떨어졌다).도심 풍경은 아무래도 낮보다는 야경이 훨씬 아름답다.현지 답사를 겸해 일몰 두 시간 반을 앞두고 장비를 챙겨 집을 나섰다.4호선-9호선-김포 골드라인을 타고 현지에 도착하니 꼬박 두 시간이 걸린다. 흔히 도심을 관통하는 ..
오랜만에 비다운 비가 내리고 있다. 최근 몇 년 간 여름이면 심한 가뭄에 시달리곤 했었는데 올해는 벌써부터 비가 꽤 잦은 편이다. 여기는 경기도 시흥에 있는 호조벌이라고 하는 들판이다. 기록에 의하면 지금으로부터 300여 년 전(1721) 조선 경종 임금 때 재정 충당과 백성의 구휼을 위해 150만 평에 이르는 갯벌을 메워 농토로 만들었다고 한다. 지금이야 좋은 장비가 많아 무슨 작업이든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지만, 그 당시는 사람의 힘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었을 텐데 어떻게 150만 평에 이르는 거대한 면적의 간척 사업을 완성할 수 있었는지 참으로 불가사의하다. 호조벌은 사진을 좋아하는 내가 잊을 만하면 한 번씩 찾곤 하는 곳이다. 이곳을 알게 된 지는 대략 25~6년쯤 되는데, 여기에..
내 고향 상주는 꽤나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신라시대는 9주의 하나였고, 고려시대에는 8목의 하나였으며, 조선시대에는 200년 간 경상감영(오늘날의 도청)이 있던 곳이기도 했다.경상도란 이름 역시 경주와 상주에서 따온 것이었다.뿐만 아니라 예로부터 쌀과 누에고치, 곶감을 일컫는 삼백(三白)의 고장으로도 유명하다.그 중에서 곶감은 전국 생산량의 60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다. 또 다른 특징으로는 '자전거의 도시', 더 나아가 '자전거의 수도'로 불리고 있다는 점이다.상주 출신으로 자전거를 타지 못 타면 '간첩'이라 할 정도로 상주 시민들에게 자전거는 생활의 일부가 되어 있다. 요즘처럼 별도의 교육을 통해 배우는 것이 아닌, 어릴 때부터 자연 발생적으로 익히게 된다.그런 배경에 따라 전국 최초이자 유일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