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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그곳에 가면 - 김포 금빛수로 & 라베니체

자유인。 2023. 8. 13. 07:30

우연히 텔레비전 채널을 돌리다 보니 '금빛수로 & 라베니체'란 문구가 등장한다.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꽤나 이국적인 풍경을 담고 있는 곳이었다.
저기가 어딘가 살펴보니 김포 한강신도시에 있는 한강중앙공원이라고 했다.

여태 내가 왜 몰랐을까. 한 번 다녀와야겠다고 생각하던 차 하늘을 보니 아침부터 잔뜩 흐려 있었다.

다행히 오후 늦게부터 숨어 있던 해가 얼굴을 내밀기 시작했다.

생각이 떠오르면 그 즉시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나의 강점 중의 강점

(나이 탓인지 예전보다는 동력이 많이 떨어졌다).

도심 풍경은 아무래도 낮보다는 야경이 훨씬 아름답다.
현지 답사를 겸해 일몰 두 시간 반을 앞두고 장비를 챙겨 집을 나섰다.
4호선-9호선-김포 골드라인을 타고 현지에 도착하니 꼬박 두 시간이 걸린다.

 

흔히 도심을 관통하는 수로가 있는 도시를 'OO의 베네치아'라 부르곤 한다.
세계적인 물의 도시이자 자동차 통행을 금지하며 곤돌라로
교통수단을 대체하고 있는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빗대어 하는 말이다.

우리 나라에도 바닷물을 끌어들여 조성한 송도 센트럴파크가 있긴 하지만
수로라고 하기엔 어딘가 부족하다. 서울의 한강은 외국 다른 도시의 그것들에 비하면
강폭이 너무 넓어 활용도가 떨어진다.

김포 한강신도시 건설 당시 입안이 되어 만들어진 물길의 이름은 '금빛수로',
그 수로를 타고 조성된 거리의 이름이 '라베니체 마치 에비뉴'라고 하여
각종 테마형 상가들이 들어서 있는 곳이다.

 

최근 들어 새로 생기는 도시들에 'OO에비뉴(avenue)'란 이름의 거리들이 이곳저곳
생기고는 있지만, 막상 가 보면 특색 없는 상가 일색이고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한 경우가 많다.

김포 라베니체는 여느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멋진 경관을 자랑한다.
그 중에서도 도심을 가로지르는 물길은 박수를 쳐줄 만한 훌륭한 발상이다.
과연 '한국의 베네치아'라 부를 만하다.

수로를 따라 사용자들이 직접 키를 잡고 운행하는 문보트(moon boat)도 즐길 수 있고,
주말이면 수변무대에서 각종 공연도 펼쳐진다고 한다.

알고 보니 한국건축문화대상 민간부문 우수상, 유엔 해비타트와 아시아 경관디자인학회
주최 경관상도 수상했을 뿐만 아니라, 각종 드라마를 통해 여러 차례 배경으로 등장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미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핫플(hot place)임에도 나만 모르고 있었던 모양이다.
오늘 같은 주말, 지인들끼리 수로를 바라보며 맥주 한잔 하면 술맛이 절로 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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