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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구벌 기행(2) - 청라언덕 본문
학교 음악 시간에 배운 '동무생각'이라는 노래가 있다.
음악회가 열릴 때면 성악가들이 잊지 않고 레퍼토리에 꼭 넣곤 하는.
이은상 선생이 가사를 쓰고 박태준 선생이 곡을 붙인
'봄의 교향악이 울려 퍼지는 ~ 청라언덕 위에 백합 필 적에 ~ '로 시작하는.
그저 선생님이 가르치는 대로 노래만 따라 불렀을 뿐
노랫말에 나오는 청라언덕이 어디에 있는지 생각해 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
가사에 등장하는 그 언덕은 대구에 가면 만날 수 있다.
동산병원과 제일교회, 그리고 계산성당이 바라다 보이는 언덕 위에.
여기에 가면 마치 외국 어디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 만큼 이국적인 주택도 여러 채 만날 수 있다.
1800년대 말에서 1900년대 초 한국에서 선교 활동을 벌였던 미국 선교사들의 집이 그것이다.
1910년 경에 지었다는데도 비교적 보존이 잘 되어 있다.
청라언덕의 청라(靑蘿)는 푸를 청(靑), 담쟁이 라(蘿)로,
당시 선교사들의 주택이 담쟁이 덩굴로 덮여 있어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청라언덕을 가기 위해서는 3.1 만세운동길을 올라야 한다.
이 길은 3.1 운동을 준비하던 계성학교, 신명학교, 대구고보 등의 학생들이
3.1운동 집결지인 도심으로 향하던 길이었다고 한다.
올라갈 때는 몰랐을지라도 노래비를 보고 내려올 때는 가사를 음미하며
'동무생각'이라는 노래를 직접 한 번 흥얼거려 보는 것도 의미 있지 않을까.
자신이 마치 성악가라도 된 양 여기 이 청라언덕이란 무대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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