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달구벌 기행(1) -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 본문
최근 다녀온 대구시 풍경을 몇 차례에 걸쳐 나누어 싣는다.
본래 <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은 운영자의 삶을 주제로 한 단상들을 글쓰기 형태로
엮어가는 공간이지만, 가물에 콩 나듯 풍경 사진만을 중심으로 꾸며질 때도 있다.
달구벌은 대구의 옛 이름으로 외부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하지만,
현지인들은 지금도 그렇게들 많이 부른다.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대구광역시 중구 대봉동 6-11)은 고인의 출생지인 방천시장과 연결되어 있다.
이곳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이전에는 누구의 관심도 끌지 못하고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던 장소였다고 한다.
그러던 중 전통시장도 살리면서 동시에 외부 방문객들도 유치할 수 있는 관광사업을
구상하던 대구시 당국과 젊은 문화예술인들이 힘을 합쳐 2010년부터 일반인에게 공개되었다고 한다.
전체 길이는 약 350미터로 고인의 삶과 노래를 주제로 한
각종 벽화와 작품들이 골목을 따라 장식되어 있다.
인터넷과 언론을 통해 많이 알려지면서 어느덧 전국적인 명소로 떠올랐다.
김광석 거리를 찾아가던 중 길에서 만난 현지 주민이 그런다.
'거 가 봐도 별꺼 없심다. 우린 여게 살아도 거의 안 가 보는데 다른 데서 거래 마이 오데예 ~ '
대개 명소나 관광지가 그렇다. 해당 지역에 살아도 타 지역 사람들이 더 많이 찾지,
정작 그곳에 사는 이들은 바로 옆에 있어도 별로 관심이 없는 것처럼.
우리 나라는 작가나 문화인들을 기리기 위한 장소가 많지 않은 편인데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이곳은 드물게 구상을 잘한 것 같다.
해외 여행을 가 봐도 그렇고, 오늘날의 세계적인 K-Pop 열풍을 봐도 그렇고
어떤 지역이나 나라를 알리고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주역은 정치인이나 권력자가 아니라
작가나 화가, 음악인 같은 문화예술인인 경우가 많다.
명소가 별건가. 작은 소재라도 활용해 거기에 이야기만 입히면 그게 곧 명소인 것을.
작가 헤밍웨이가 앉아 술을 마셨다는 쿠바 아바나의 술집, 덴마크 코펜하겐의 인어상,
독일 라인강의 로렐라이 언덕 등이 다 그런 사례들이 아닌가.
주말이면 고인을 흠모하는 (무명)가수들이
그의 노래를 중심으로 한 공연도 많이 열고 있다고 한다.
일부러 이곳만을 방문하기 위해 내려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혹시 다른 일로 대구를 찾을 기회가 있을 때 짬을 내어 한 번 들러 보면 좋지 않을까 싶다.
내가 여행을 즐기는 방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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