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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문자를 통한 소통이 대세를 이루면서 서로 간 목소리 교류는 사라지다시피 한 시대. 편리할지는 몰라도 사람 냄새를 느낄 기회는 좀처럼 드문 것 같아 서글픈 생각이 들 때가 많다. 그 마음을 달래려 안부가 궁금한 지인들에게는 문자 대신 가끔씩 전화를 건다.

내가 사는 동네에는 아름다운 호수가 여러 곳 있다. 가까이는 백운호수가, 조금 더 나가면 반월호수가, 거기서 또 조금만 더 나가면 왕송호수가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친숙한 곳은 백운호수. 한때 마라톤에 심취했던 시절, 수없이 달리고 또 달렸던 곳이자, 지금도 여전히 걷기 코스로 애용하는 곳이기도 하다. 백운호수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반월호수가 있다. 최근에 아내와 산책을 위해 둘러보고는 좀 더 일찍 활용하지 못 한 것을 반성했다. 탁 트인 전망, 잘 갖춰진 데크길.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백운호수 둘레길보다 훨씬 더 좋았다. 거기서 또 좀 더 나가면 왕송호수가 있다. 여기는 지자체에서 레일바이크를 비롯한 각종 위락시설을 잘 갖춰 놓았다. 하지만, 걷기를 즐기는 입장에서는 다소 불편한 점이 없지 않다. 산책로..

운동이라곤 해본 적 없는 내가 한동안 유일하게 심취했던 마라톤. 그 7년의 세월이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나를 말할 수 없이 성장시켜 주었다.

12월의 첫날이다. 어느 해보다 당황스러웠고, 어느 해보다 암울했던 한 해였다. 그럼에도 시간은 어김없이 흐르고, 그 속에서도 생존을 위한 나름의 해법을 모색해야만 했던 우리. 일년이 다 가도록 멈추기는커녕 오히려 더 기승을 부리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내년에는 부디 작별을 고하고 평화로웠던 과거의 일상을 되찾을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해 본다.

전날 저녁부터 비 예보가 있더니 자고 일어난 아침 창밖에는 정말로 많은 비가 내리고 있었다. 도시에 사는 내가 딱히 비를 기다릴 이유가 없겠지만 이번만큼은 반가운 까닭이 있었다. 얼마 전부터 아래층 주민이 이사를 앞두고 대대적인 내부환경 개선공사를 진행 중에 있어 그로 인해 베란다며, 창문에 적잖은 먼지가 쌓이고 있던 터라 그것들을 어떻게 제거할까 내심 고민하던 차였기 때문이다. 이웃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창문을 청소하자면 하늘의 도움을 받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없지 않은가. 이날을 대비해 며칠 전부터 청소용 호스까지 준비해 놓고 있었다. 행여나 비가 그칠세라 서둘러 팔을 걷어붙이고 방충망이며 난간, 외부 유리를 손 닿는 범위까지 강력한 수압을 이용해 말끔히 청소하는 데 성공했다. 날이 밝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