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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안 지가 오래됐다고 해서 인간적인 깊이까지 비례할 수는 없는 일이다. 안 지가 얼마 되지 않았다고 해서 인간적인 깊이가 얕다고만 할 수도 없는 일이다. 서로를 알고 지낸지는 오래 되었지만 만나도 별다른 화제가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화제는 서로에 대한 관심으로부터 출발한다. 화제가 빈곤하다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오랜만에 만났음에도 상대방의 안부는 묻지도 않고 줄곧 자기 자랑만 늘어놓는 사람은 다시 만나고 싶지 않다. 상대방을 위해서는 단 한 번도 희생하려 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잇속만을 챙기려 드는 사람도 예외가 아니다. 무릇 진정한 인간관계는 보이지는 않지만 지속적인 주고받음의 문화 속에서만 꾸준히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짧지 않은 세월을 살면서 사람에 대한 말할 수..

이웃이 거의 사라지다시피 한 시대 .. 정성 들여 쓴 손 편지로 공사로 인한 소음에 관해 이웃의 사전 양해를 구하는 예비 입주민. 절로 마음이 따뜻해진다.

많은 이들이 한식의 장점을 이야기한다. 우리만의 독특한 음식 문화, 가짓수 많은 다양한 반찬 등등 .. 그러나 나는 그 반대편에서 우리의 식탁 문화를 바라본다. 개선해야 할 점이 많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반찬의 가짓수가 지나치게 많다는 점이다. 어느 지방에 가면 백반 한상에 반찬 가짓수만 서른 종류가 넘는다며 자랑을 한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숫자만 많을 뿐 차별화된 무엇이 없다. 종류가 많다 보니 다 먹지도 못하고 버리기 일쑤다. 준비하는 입장에서 보면 그 많은 구색을 갖추느라 얼마나 바쁜가. 만든 사람의 수고로움이 빛이 바래는 경우가 허다하다. 두 번째로, 비위생적이라는 점이다. 우리의 식탁 문화는 여러 사람이 같은 반찬이나 찌개를 공동으로 이용하기 때문이다. 이 사람 저 사람 입에 들어갔던 숟가락,..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표현 중에 '누워서 떡 먹기'란 말이 있다. 사전을 찾아보면 '매우 간단하고 쉬운 일을 이르는 말'이라 풀이되어 있다. 어떻게 이 말이 생겼는지 알 수 없지만, 잘 이해가 안 되는 표현이다. 생각해 보라. 누워서 떡을 먹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떡이란 음식은 밀도가 높아 누워서 먹을 경우 금세 목이 막히고 체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매우 간단하고 쉬운 일'이 아닌 '매우 간단치 않고 어려운 일'임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차라리 '식은 죽 먹기'란 표현이 보다 적합하지 않을까.

비가 내리는 아침 출근길. 사무실 가까이 다다를 때쯤 차량 2대가 도로 중간을 막고 서 있었다. 접촉 사고였다. 가뜩이나 혼잡한 시간이라 정체는 더욱 가중되고 .. 나는 올해로 운전 경력 29년차다. 되도록이면 양보하려 하고, 웬만하면 교통질서를 준수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그 덕분인지 지금껏 이렇다 할 사고 없이 지내오고 있다. 그렇다고 자랑하려는 뜻은 아니다. 나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우리 나라 도로 상에서 발생하는 자동차 사고 중 다수가 부주의, 경쟁심, 상대방에 대한 무배려로 인한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예측 불가능하고 불가항력적인 사고가 없지는 않겠지만 운전자의 운전 습관에 따라 사고는 얼마든지 줄일 수 있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운전자의 운전 습관은 어쩌면 그 사람의 인격을 보여주는 가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