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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린성 두드러기 본문
인간의 몸은 마치 컴퓨터와도 같다.
손가락에 작은 가시 하나만 박혀도 말할 수 없는 불편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한 달 전쯤 자고 일어나니 왼쪽 허벅지에 웬 두드러기가 돋아 있었다.
밤새 벌레에 물렸나 보다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시간이 지나면서 가라앉긴 했지만 다음날 아침에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났다.
그날 이후 시간이 갈수록 증상은 더욱 심해졌다.
허벅지뿐만 아니라 종아리 부근에까지, 심지어 복부와 팔, 옆구리까지 흉하게 번졌다.
크게 가렵지 않으면서 다소 따끔거리는 느낌이 있는 정도였다.
이상한 점은 아침에 일어나면 심했다가 낮이 되면 사라지고,
저녁 무렵이 되면 다시 돋았다가 밤이 되면 또 사라지는 현상이 매일처럼 반복되었다.
병원엘 가 봐야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얼마 후 건강검진을 앞둔 터라
약을 복용하면 안 되기에 그 이후로 미뤄두었다.
건강검진을 마치자마자 서둘러 피부과를 찾았다.
의사에게 사진과 후유증이 남은 부위를 보여줬더니 그 사이 생활에 큰 변화가 있었는지 물었다.
여차저차하다 했더니 '콜린성 두드러기'가 의심된다고 했다.
백과사전을 참고해 본다.
*콜린성 두드러기(Colinergic Urticaria)는 벌레에 물렸을 때 부풀어
오르는 것과 같은 팽진이 24시간 이상 지속되지 않는 것이 특징인 질환이다.
피부가 몹시 가렵고, 홍색 또는 흰색의 뚜렷한 경계가 보일 만큼 부어오른다.
전 인구의 15~20%가 살면서 적어도 한 번 이상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물리적 요인, 과도한 운동, 정신적 스트레스, 뜨거운 목욕 등으로 심부 체온이
1℃ 정도 상승하여 발생한다.
내가 겪고 있는 증상과 매우 흡사했다.
담당 의사는 부위가 넓어 바르는 약보다는 먹는 약을 처방해 줄 테니 며칠 경과를 살펴보라고 했다.
신기하게도 처방받은 약을 먹은 첫날 저녁부터 그 동안
내 삶의 질을 걷잡을 수 없이 떨어뜨렸던 두드러기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이렇게까지 빠르게 효과가 나타날 줄이야.
증상이 사라지니 금방이라도 날아갈 것 같다.
콜린성 두드러기 - 내 생애 처음 경험하는 증상이자, 처음 접한 의학 용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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