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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장갑을 멀리하는 이유

자유인。 2025. 1. 12. 05:22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강추위가 매섭다. 올겨울 들어 가장 낮은 체감 기온이었다. 몸서리쳐지던 군인 시절의 추위에는 감히 비할 바 아니지만, 머리가 시려오고 볼이 얼어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을 정도이니 보통 추위는 아님에 분명해 보인다.

 

여느 때에 비해 노인들의 부음이 부쩍 잦아지는 것도 요즘처럼 본격적으로 겨울 추위가 닥쳐오는 때와 궤를 같이한다. 따뜻한 실내에 머물다 갑자기 차가운 바깥공기를 접하게 되면 순간적으로 체온을 빼앗기기 때문이다. 이런 때일수록 나이 든 이들은 방한용 모자를 비롯한 보온에 더더욱 각별한 대비가 필요하다. 기온이 내려가니 길을 오가는 이들의 옷차림도 중무장이다. 한시라도 따뜻한 실내로 향하기 위해 발걸음도 덩달아 빨라진다.

 

여태 끼고 다니던 방한용 장갑이 낡아 매장에 나가 새것으로 하나 구입했다. 요즘 장갑은 구색도 전보다 훨씬 다양해지고 디자인도 한결 세련미가 더해졌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나대로 갖게 되는 의문이 한 가지 있다. 옷차림만 보면 시베리아 벌판에서도 얼마든지 견딜 태세인데 손에 장갑을 착용한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는 점이다. 이런 현상은 장년층보다는 젊은 층으로 갈수록 더한 편이다.

 

겨울철에 체온을 가장 많이 빼앗기는 신체 부위는 머리와 손이다. 이 두 곳은 어떻게든 보온을 해 주는 게 좋다. 그중에서도 손에 장갑을 끼지 않음으로써 비롯되는 문제는 여러 가지가 있다. (1) 손이 시리니 주머니에 손을 넣게 되고, (2) 그러면 몸을 움츠리게 되니 자세가 불안정하고 당당하지 못하다. (3)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사고의 위험성이 높다는 점이다. 빙판 등을 맞닥뜨렸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비상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로 인한 꽤 심각한 사고를 여러 차례 직접 목격하기도 했다.

 

현직 시절 젊은 직원에게 그에 관해 물어본 적이 있었다. 추운데도 장갑을 끼지 않는 특별한 이유가 있느냐고. 그의 대답이 걸작이었다. " 그냥 .. 귀찮아서요 .. ".. 다른 이들 역시 같은 이유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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