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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면 - 서울 남대문시장 본문
서울을 대표하는 시장으로 남대문시장과 광장시장을 들 수 있다.
두 시장은 성격 면에서 다소 차이를 보인다.
남대문시장이 의류나 장신구 등의 생활용품 중심인 데 반해, 광장시장은 먹거리 위주의 시장이라는 점이다.
물론 광장시장에도 먹거리 이외 다른 상품을 판매하고는 있지만,
워낙 먹거리 쪽만 크게 부각되다 보니 다른 쪽은 상대적으로 침체되어 있다
(이를 감안하여 최근 서울시에서 시장 재단장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남대문시장은 지하철 4호선 회현역에서 내려 5번 출구로 나오면 곧바로 만날 수 있다.
생활용품이 주류를 이루고는 있지만, 먹거리가 아주 없지는 않다.
광장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을 뿐이다.
대외적으로 널리 알려진 대표적인 먹거리로 두 군데가 있다.
그중 하나가 칼국수 골목이다.
여기에 가면 예전부터 익히 보아오던 우리네 장터 분위기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칼국수를 비롯해서 보리밥, 냉면, 잔치국수, 비빔국수, 수제비 등이 주메뉴다.
의자와 테이블이 주방을 마주하며 일렬로 배치되어 있어 혼자서도 편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다른 하나는 갈치조림 골목이다. 갈치를 주메뉴로 여러 업소가 성업 중이다.
골목 이름이 그렇다 해서 갈치 메뉴만을 판매하지는 않는다.
갈치조림이나 갈치구이를 비롯하여 청국장, 된장찌개, 고등어조림, 고등어구이,
순두부찌개 등도 함께 맛볼 수 있다.
두 골목 모두 회현역 5번 출구를 나와 한국은행 방향으로 곧장 직진하면 만나게 된다.
칼국수 골목은 약 50미터, 갈치조림 골목은 250미터 가량 떨어져 있다.
우리나라 최중심부에 이런 곳이 있을까 싶을 만큼 지난날의 향수가 가득하다.
광장시장이 밀려드는 인파로 다소 정신이 없는 데 반해,
남대문시장은 그보다는 좀 더 느긋하게 먹거리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저런 곳을 '낡은 것'이라는 이유로 지속적으로
없애기만 하는 것이 오늘날의 추세인데,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에게는 저만한 볼거리가 없다.
다른 어디에서도 만날 수 없는 우리만의 풍경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여행자들은 저런 속살을 만나기 위해 다른 나라를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새것과 현대적인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옛것과 새것이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을 때 도시의 품격도 비로소 살아날 수 있을 거라 본다.
허물고 나면 겉모습이야 얼마든지 복원할 수 있겠지만,
그 안에 깃든 역사와 이야기는 그 무엇으로도 되살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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