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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뀌지 않는 신체 리듬

자유인。 2024. 10. 23. 04:44

 

 

나는 어릴 때부터 지금껏 전형적인 새벽형 인간으로 살아왔다. 낮이면 펄펄

날다가도 저녁이 되면 까닭 모르게 온몸에 기운이 빠지며 활동성이 급격히 떨어진다.

대학 입시 공부할 때도 다들 밤을 새우느니 어쩌니 하는데, 저녁 9시만 되면 몸이

흐물거려 무언가에 제대로 집중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이었다. 신기하게도 아침만 되면

밤새 사라졌던 에너지가 금세 다시 솟구친다. 지금 2년째 파트타임으로 하고 있는 일도

그런 내 몸의 신체 리듬에 맞춘 것이다. 이 공간에 글을 쓰는 일 역시 남들이 한창 꿈나라를

헤매고 있을 새벽 시간을 주로 이용한다. 저녁에는 잘 떠오르지 않던 문장도 그 시간만

되면 자판에 손을 대자마자 실타래처럼 꼬리를 물기 시작한다.

 

이 때문이었는지 군대에서 장거리 야간행군할 때도 걷는 도중 조는 일이 잦았다.

아무리 볼을 때리고 눈꺼풀을 벌려보지만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잠은 도무지 쫓을 수가

없었다. 그로 인해 야간행군이 주간행군에 비해 몇 배나 더 힘이 들었다.

 

이와는 달리 아침잠이 많은 이들은 나와는 정반대의 생활 패턴을 이어간다.

그들은 저녁이면 더없이 정신이 또렷하다가도 아침에 일어나는 일이 언제나 고역이다.

인간의 신체는 기본적인 숙면 시간을 필요로 하기에 일찍 자면 일찍 일어날 수밖에

없고, 늦게 자면 그만큼 더 늦게 일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나이가 든 지금도 타고난 신체 리듬은 바뀌지 않는다. 아니, 불가능한 것 같다.

우리네 인생이 그러하듯, 뜻대로 바꿀 수 없는 것이 체질이라면 누구를 애써 흉내 내기

보다는 삶의 방식 역시 자신의 리듬에 맞춰 자연스럽게 이어가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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