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대학 나와봤자 소용없다는 말 본문

글쓰기

대학 나와봤자 소용없다는 말

자유인。 2024. 11. 11. 04:51

 

 

나와 함께 근무하는 동료들은 모두 대학 졸업 학력자다. 그중에는 박사 학위 소지자도 있다. 그렇다고 맡고 있는 업무가 반드시 대학을 나와야만, 혹은 박사 학위가 있어야만 되는 것도 아니다. 몸 건강하고 성실하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이는 우리 사회에 고학력자가 그만큼 넘쳐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언제부터인가 설립 조건을 대폭 완화하면서 전국적으로 대학이 필요 이상으로 많아진 것도 일부 원인으로 작용한 측면이 없지 않다. 그렇게 우후죽순 생겨난 적지 않은 대학들이 급격한 인구 감소로 인해 존폐의 기로에서 앞날을 걱정하고 있다.

 

대학을 꼭 가야만 하느냐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대학을 나와봤자 써먹지도 못할 바에 차라리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일찌감치 취업 전선에 뛰어드는 게 낫다는 의견, 어찌 됐든 대학은 나오는 게 좋다는 의견 등등. 전자의 경우 취업이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기보다 어려운 시대에 대학 가서 돈과 시간을 버리기보다 한 살이라도 일찍 사회로 진출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라는 이유에서, 후자의 경우 취업이 어렵긴 하지만, 그래도 학력이란 걸 무시할 수 없는 우리네 정서상 최소한 대학 졸업장은 손에 쥐고 있어야 제대로 된 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저마다의 논리인 듯하다.

 

내 지인 중 누구는 자녀를 모두 대학에 보내지 않았다. 대신, 고등학교까지만 졸업하고 아들은 공무원으로, 딸은 간호사로 취업을 시켰다. 본인들의 의지보다는 아버지의 뜻이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형편이 어려워서가 아니었다. 아버지 자신이 사회에 나와보니 대학 나왔다고 특별히 나을 게 없더라는 것이었다. 또 다른 내 친구 역시 같은 이유로 대학에 다니던 아들을 중퇴시키고 경찰 공무원의 길을 걷게 했다.

 

아버지의 권유로 대학 대신 취업의 길을 선택한 자식들의 심리는 시간을 두고 조금씩 차이를 보일는지도 모른다. 사람들의 생각은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은 대학을 졸업하고도 여전히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다른 친구들을 보면서 '역시 아버지의 혜안이 남달랐다'라며 고마워할 수도, 아니면 '왜 그때 아버지는 대학 갈 필요 없다며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우리의 앞길을 함부로 결정했을까'라며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뒤늦은 후회로 원망의 눈길을 보낼 수도 있을 것이기에.

 

나의 개인적인 의견을 곁들여 보자. 경제적인 측면 하나만 놓고 본다면 굳이 대학 갈 필요 없다는 의견에 일부 동의한다. 하지만 사람이 사는 데 꼭 돈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것이다. 꼭 공부가 아니더라도 교우관계를 비롯한 대학에서만 느낄 수 있는 고유의 문화 등을 통해 음으로 양으로 얻게 되는 것들이 생각보다 많기 때문이다. 딱히 무어라 꼬집을 수는 없지만, 지금껏 살아보니 그때의 경험들이 내 삶에 도움을 주었으면 주었지 해가 된 적은 없었다.

 

언젠가 책을 읽다가 메모해 둔 글이 있다. '교육이 중요한 이유는 의심하는 습관과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기 때문'이라는 내용이었다. 거기에 내 생각을 한 가지 덧붙인다면 인간은 누구나 자신이 아는 만큼만 볼 수 있기에, 경험치가 많으면 많을수록 그만큼 세상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가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 과정에 대학에서의 경험도 일부는 포함될 수 있지 않을까?

 

'글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칭찬의 힘  (4) 2024.11.13
생각보다 보수적인  (6) 2024.11.12
'언제 한번'이라는 말  (2) 2024.11.09
지도자의 중요성  (8) 2024.11.08
경조사에 부는 변화의 바람  (5) 2024.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