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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언제나 청춘

자유인。 2024. 11. 16. 04:29

 

 

'초보 노인입니다" .. 이 책 재미있다. 아니, 재미있다기보다 소재가 색다르다. 글을 쓸 당시 60대 초반이던 지은이가 은퇴 후 오랜 아파트 생활을 청산하고 전원주택을 알아보다가 사정이 어찌어찌 뒤엉키는 바람에 얼떨결에 실버 아파트에 입주하게 되었다.

 

여느 아파트와 별반 다를 게 있을까 싶어 한동안 살다 보니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딴판이었다. 거주민 대다수의 나이가 여든 혹은 그 이상인데 반해 자신은 이제 겨우 예순 초반. 거기서는 '새파란 아가씨'였다. 결국 적응에 실패하고 새로운 주거지를 찾아 나올 수밖에 없었다는 게 대략적인 줄거리다.

 

사람은 나이가 들어도 자신의 현실을 애써 부정할 때가 많다. 특히 나이에 관한 한 본인이 늙었다는 사실을 좀처럼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 나이 든 건 잘도 알아차린다. 그것이 곧 자기 모습인 줄 모르고.. 남이 볼 때는 노인 티가 역력한데도 본인만은 여전히 '나는 아직'이다.

 

그러다 어느 날 엘리베이터에서 우연히 만난 이웃집 꼬마가 '할머니 ~ '라고 하는 말에 걷잡을 수 없는 충격에 빠진다. 괘씸한 녀석 같으니라고 .. 내가 어떻게 할머니로 보이냐고 .. 후유증이 며칠씩 이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어쩌랴. 아이들 눈은 거짓말을 못 하는 것을.

 

작고하신 장인이 살아계실 때였다. 그의 나이 이미 구순을 넘고 있었다. 자식들과 어디를 다녀오다 이윽고 집에 다다라 차에서 내릴 즈음이었다. 거동이 여의치 않으니 옆에서 누군가 부축한답시고 팔을 잡았다.

 

그때 손을 내치며 하시는 말씀.. 남들이 본다고.. 이웃에서 누가 그 광경을 보기라도 하면 자신이 노인인 줄 알 테니 민망하다는 뜻이었다. 이렇듯 나이가 들어도 마음만은 언제나 청춘인가 보다. 그로부터 얼마 후 당신은 돌아올 수 없는 먼 길을 떠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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