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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내가 난생처음 서울 구경을 한 건 초등학교 5학년 겨울방학 때였다.조선호텔에서 열린 이종 형님의 결혼식 참석을 위해 아버지를 따라갔던 길이었다.내가 살던 고향에서는 서울 가는 기차가 없어 김천역까지 버스로 이동한 후거기에서 다시 서울행 기차를 타야만 했다. 당시에는 '특급열차'로 불리었는데, 지금은 사라진 통일호 열차가 바로 그것이었다. 외국 가는 비행기를 처음 탈 때가 그런 기분이었을까. 가기 전에도, 기차를 타고 나서도, 서울에 도착해서도 내내 두근거리는 가슴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그때만 해도 시골에서 서울을 한 번이라도 다녀온 이들은 '출세'의 상징이자더없는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그만큼 서울 나들이가 어려운 시절이었다. 교통 신호등을 본 것도, 양변기를 구경한 것도 그때가 처음이었고, 시내버스란 ..
서울 여행
2024. 5. 14. 04: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