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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인간은 살기 위해서 먹는 걸까, 먹기 위해 사는 걸까? 이는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란 질문처럼 선뜻 뭐가 정답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아무튼 인간이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먹거리임에는 분명하다. 매장에 가면 가장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 식품 코너인 것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오늘날 현대인들의 일상이 된 여행에서도 음식은 빼놓을 수 없다. 외국 여행을 가면 가장 먼저 해보고 싶은 것이 현지 음식을 맛보는 것이요, 여행 중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것이 눈으로 본 것보다 입으로 맛본 음식일 때가 많은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여태껏 다닌 해외여행 중 음식과 관련하여 기억에 남는 몇 가지가 있다. 최초의 해외여행지였던 미국에서 난생처음 먹어본 이름도 내용도 알 수 없는 음식으로 고생했던 ..

매장에서 물건을 산 후 받은 영수증이나 매월 날아오는 전화 요금 청구서의 지출 항목을 꼼꼼히 살피는 남자들이 얼마나 될까? 나만 하더라도 잘 살피지 않는 편이다. 대체로 여자들은 그렇지 않은 듯하다. 내 아내만 봐도 나와 함께 매장을 가면 계산을 마친 후 곧바로 매장을 나서지 않고 항목을 자세히 살펴본 뒤 이상 유무를 확인하고 나서야 자리를 뜬다. 친구들과 점심을 먹다가 전화 요금 이야기가 나왔다.달마다 날아오는 요금 청구서에 '부가서비스 이용료'라는 항목이 있다고 했다.많은 이들이 이에 관해 별다른 관심 없이 청구대로 결제를 하는데, 제대로 확인할 필요가 있노라고 했다. 본인이 가입한 경우가 있고, 본인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해당 통신사에서 일방적으로 가입하여 청구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전자의 경우..

친구들과의 점심 약속이 있어 다녀오는 길. 서울에 갈 때면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지하철을 이용한다. 도로 정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오가는 동안 책도 볼 수 있으니 이보다 편리한 교통수단은 없기 때문이다. 평일 낮 시간의 지하철엔 장년층이 눈에 많이 띈다. 65세 이상의 노인에게 주어지는 무료승차 혜택의 영향이 큰 듯하다. 지하철 안에서 목격한 몇 가지 유형의 사람들. 1) 70대 전후쯤 되어 보이는 남성. 좌석에 앉아 한가롭게 종이 신문을 넘겨가며 보고 있다. 손 전화가 등장하기 전에는 흔히 보던 풍경이지만, 요즘 지하철에서는 보기 힘든 광경이다. 신문의 크기 때문에 넘기다 보면 다른 이에게 불편을 초래하기 마련이다. 옆 사람이 힐끗힐끗 쳐다보며 눈치를 주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그만의 시사 공부에 열..

나는 스스로를 가리켜 슬로 스타터(slow starter) 형 인간이라 부른다. 권투로 말하면 1라운드부터 몸이 풀려 일찌감치 자신의 의도대로 경기를 풀어가는 선수가 있는 반면, 초반에는 상대방의 페이스에 휘말리다가 몇 라운드를 거듭해야 비로소 몸이 풀리는 선수가 있는데 나는 바로 후자의 경우라는 뜻이다. 여행에 있어서 특히 그랬다.내가 여행에 눈을 뜨기 시작한 것은 내 나이 마흔을 전후해서였다.이전까지는 학창 시절 다녔던 소풍이나 모임에서 단체로 떠나는 행사,여름이면 가족을 대동하고 떠나는 휴가, 명절이면 의무적으로 오가는 고향이나 처가 나들이 등이 내가 해 왔던 여행의 전부였다. 엄밀히 말해 여행과는 거리가 먼 단순한 '이동'에 불과한 것이었다. 답답하고 단조롭기만 했던 인생에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

아들이 새 차를 뽑았다며 엄마 아빠 시승식을 시켜주겠다고 며느리, 손주와 함께 일부러 찾아왔다(본래는 '샀다'라고 해야 맞지만, 우리의 어감상 '뽑았다'라고 해야 좀 더 실감이 난다).그동안 일반 승용차를 탔었는데, 오래되다 보니 엔진 소리가 불안한 데다, 손주가 있어 만만찮은 아기 용품에다, 태우고 내리는 게 보통 일이 아니어서 보다 편리한 SUV로 뽑았다.이전 승용차에 비하면 시야도 한결 넓어졌고, 승차감 또한 좋아졌다.새로 나온 차들일수록 기능이 점점 나아지고 있다. 인공지능 내비게이션에다 크루즈 기능, 사람이 타지 않고도 리모컨 조작만으로 좁은 공간에서 차를 뺄 수가 있고, 차선을 물면 자동으로 울리는 경고음, 후진 시 한층 개선된 모니터 환경 등등. 결국 그런 것들이 차 값에 다 포함되긴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