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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한 달간 스쿠터로 국내 유랑을 떠난 기자 출신 형제의 여행기를 읽고 있다.예상치 못한 난관도 많았지만, 단 한 번의 사고도 없이 무사히 대장정을 마친 뒤의 소감을 적은 책이다. 책을 읽던 중 문득 잊고 있던 지난날의 추억 한 대목이 떠올랐다. 사람들이 여행을 하면서 가장 많은 고민을 하는 것 중 하나가 탈것이 아닐까 싶다.이용할 수 있는 이동 수단은 많다. 비행기를 비롯하여 배, 승용차, 버스, 택시, 기차, 오토바이, 자전거, 도보 등. 물론 각각의 장단점은 존재한다. 가장 많이 이용하는 승용차의 경우 편리하고, 빠르다는 장점은 있지만,듬성듬성 일부분만 볼 수밖에 없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오토바이의 경우 스릴은 있을지 모르지만, 사고의 위험성이 크다. 기차나 버스의 경우 운전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

경기도 여주에 다녀왔다. 우리가 간 곳은 남한강 이포보 근처 금은모래캠핑장이다.사진에 보이는 꽃은 금계국(국화과에 속함)으로 5월 하순에서 6월 초에 절정을 이룬다.외래종으로 최근 들어 물이 있는 개천 주변에서 부쩍 눈에 많이 띄는 꽃이다.여주에 온 건 강변을 따라 흐드러지게 핀 이 꽃을 즐기기 위함이었다.남한강변에 자리하고 있는 캠핑장은 시설도 잘 갖춰져 있고, 주변에는 자전거와 스쿠터를 타고 달릴 수 있는 길도 다양하게 잘 만들어져 있다(유료로 탈것을 빌려주는 대여소가 별도로 있다).강변 꽃밭이 꽤 넓어 연인이나 부부, 가족과 나들이하기에 그만이다.탈것을 타고 달리는 모습을 동영상으로도 담아봤는데 제법 그럴듯하다.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조금은 색다른 사진을 찍어보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잘 어울..

내가 살던 마을에 전기가 들어온 것은 중학교 1학년 2학기가 막 시작된 9월 중순 어느 날이었다. 조금씩 바깥 세계를 내다보기 시작한 것도 그때부터였다.이전까지는 문명과는 거리가 먼 '조선시대'와 다름없는 삶을 살았기 때문이다.학교가 파하면 이런저런 놀이를 통해 서로 몸을 부딪혀 가며 신나게 뛰놀던 아이들은 전기가 등장하자 바깥 활동에서 일제히 자취를 감췄다. 방송이 시작되는 오후 5시 무렵이면 너도나도 텔레비전 앞으로만 모여들기 바빴다. 그때 아이들을 사로잡았던 스포츠는 프로레슬링과 권투였다.김일의 박치기에, 홍수환, 유제두, 염동균 같은 선수의 경기를 보며 열광했다.요즘처럼 볼 거리가 흔치 않던 시절이라 더더욱 그랬다. 80년대 들어 본격적인 프로스포츠 세계가 열리면서 즐길 거리는 보다 풍성해졌다.그..

일과를 마친 뒤 점심으로 갑자기 냉면 생각이 났다.내가 가끔씩 찾는 냉면집은 동네에 있는 진주냉면 전문점이었다.그동안 여기에서 몇 차례 언급했던 곳이기도 하다.입구에 놓인 키오스크에서 주문을 하려고 보니 그 사이 가격 변동이 있었다.불과 얼마 전까지 한 그릇에 10,000원이었는데, 어찌 된 일인지 7,000원이 되어 있었다.물가의 특징 중 하나가 오르기만 할 뿐 좀처럼 내리는 법이 없는데,무려 3,000원이나 내렸으니 무언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아니나 다를까 나온 음식을 보니 전과는 판이한 모양이었다.우선 양이 3,000원만큼 줄어 있었고, 진주냉면의 핵심이랄 수 있는 육전도, 고명으로 얹던 깨도 보이지 않았다(위 사진은 이전 사진). 보는 것만으로도 푸짐했던 냉면이 한순간에 초라한 행색으로 등장..

산길을 걷고 있었다.어디선가 갑자기 바람이 이는 소리가 났다.돌아보니 자전거를 탄 이들이 속속 등장한다.걷기에도 좁은 산길에서 마구 속도까지 내고 있었다.깜짝 놀란 이들이 다들 한 마디씩 던진다.'산에서 무슨 자전거람 ~ ' 보는 사람이 다 위태울 정도이다. 저러다 경사 급한 내리막길에서 브레이크가 터지거나 중심을 못 잡고 넘어지는 날에는 본인은 물론, 다른 이들에게까지 심각한 피해가 갈 것 같다. 취미가 다양해지면서 산악 자전거를 즐기는 이들이 늘어났다.'위험하니 산에서 자전거를 타지 마시오'라는 경고문이 곳곳에 걸려 있지만 아랑곳하지 않는다. 볼 때마다 의문이다. 왜 굳이 산에서? 인생을 어떻게 살건 다른 사람이 관여할 바 아니다.무슨 옷을 입든, 머리 모양을 어찌 하든 본인 좋으면 그만이다.하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