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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해마다 추석 전날 아침이 되면 나는 동네 떡집으로 향한다.송편 구입을 위해 길게 줄을 늘어선 이들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기 위함이다.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 줄은 저녁 무렵이 될 때까지 줄어들 기미가 없다. 바야흐로 외주外注 전성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김치도, 반찬도, 송편도 더 이상 집에서 만들지 않는다.절차도 번거롭거니와 식구가 몇 안 되는 집에서는 만드는 비용이 오히려 사는 비용보다 더 든다. 부모님 세대까지만 해도 모든 건 자가생산, 자가소비였다.아버지 없는 유복자로 태어나 오로지 살아남는 것만이 전부였던, 가장으로서 식구들 배곯지 않게 하는 것이 삶의 유일한 과제이자 화두였던 선친은 시장에서 돈을 주고 먹거리를 산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게 낭비벽이 심해서 언제 기반을 잡을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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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9. 16. 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