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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행

그곳에 가면 - 경춘선 숲길

자유인。 2022. 11. 11. 07:24

 

난생처음 기차를 타본 건 초등학교 5학년 겨울 방학 때였다.

이종 형님의 결혼식 참석을 위해 서울 가시는 아버지께서 웬일로 나를 데리고 가셨던 것이다.

내가 사는 곳에는 서울행 노선이 없어 인근 지역까지 가서 열차를 갈아타야 했다.

당시 탑승했던 기차는 '특급열차', 지금은 사라진 통일호 열차였다.

기차가 영등포역을 지나 서울로 들어서던 순간 얼마나 가슴이 두근거리던지.

한적한 기차역을 볼 때면 나도 모르게 자꾸만 지난날을 회상하게 된다.

서울과 인연을 맺은 지 꽤 됐지만 노원구 쪽은 영 낯설다.

내가 사는 지역과 멀다 보니 상대적으로 가볼 일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아주 오래 전 공릉동 어디쯤에 살던 친구네 집들이 다녀온 게 전부였다.

그것도 밤중에 갔으니 통 기억이 없다.

경춘선 숲길을 다녀왔다.

옛 경춘선이 오가던 철로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게 되면서

그 일대를 하나의 공원으로 조성한 곳이다.

아날로그 감성을 좇는 이들이라면 일부러 한 번 다녀올 만하다.

옛 화랑대역도 그대로 보존하고 있고

무궁화 열차를 개조하여 그 안에서 마실 것, 간식도 판다.

무엇보다 옛 철로를 따라 만들어진 산책길이 참 좋다.

걷다 보면 바로 옆에 태릉선수촌, 육군사관학교도 보인다.

서울이란 곳.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면 볼 것이 정말 많은 도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