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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맞닥뜨리는 사고

자유인。 2024. 10. 29. 03:50

 

 

평생 운동으로 다져진 내 친구가 자전거를 타고 가던 중 마주 오던 다른 자전거를 피하려다 넘어져 큰 부상을 당했다. 어깨뼈가 탈골이 되고 갈비뼈 5대가 부러지는 중상이었다. 그런 사고는 난생처음이라고 했다. 다른 사람은 다 다쳐도 자신만은 병원 신세를 지는 불상사는 없을 거라 자신했지만, 막상 당사자가 되고 보니 사람의 앞일은 정말 알 수 없다는 걸 비로소 깨달았다고 한다.

 

누군가 다치거나 아픈 사람을 보면 자신도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런 다짐을 하고 나면 앞으로 그에게는 같은 일이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까? 안타깝게도 보고 나면 그때뿐, 시간이 지나 일상에 빠지다 보면 어느새 또 잊어버리게 된다. 내 일이 아니면 강 건너 불 보듯 하는 것이 일반적인 인간 심리이기 때문이다.

 

2년 가까이 반복적으로 해오고 있는 일이어서 일터에서 몸을 다칠 일은 없다고 생각했다. 일을 시작한 이래 지금껏 특별히 부상을 입은 일도 없었다. 같이 근무하는 동료들에게 다치지 않게 조심하라며 아침마다 책임자로서 주의를 환기시킨다. 그런데 이게 웬일? 무언가 들다 말고 순간적으로 허리가 삐끗했다. 일과를 거의 다 마칠 때쯤이어서 작업에 큰 지장은 없었지만, 아무래도 느낌이 안 좋았다.

 

인간의 신체 중 허리는 몸의 중심을 잡아주는 가장 중요한 부위여서 조금이라도 이상이 생기면 이내 균형이 무너지고 만다. 불안했다. 한동안 일을 못 할 수도 있을뿐더러, 마땅한 대체 근무자를 구하기도 어려운 현실에서 나 하나 때문에 다른 동료들에게까지 지장을 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마침 주말이어서 쉬는 동안 어떻게든 회복을 해야만 했다. 과거 비슷한 일로 병원이다, 한의원이다 쫓아다녀 봤지만 별다른 효과를 본 적이 없었던 까닭에 나름대로 대책을 강구해 보기로 했다.

 

집에 오자 증상이 조금 더 심해지면서 자세가 적잖이 불편해졌다. 동원할 수 있는 방법을 다 동원했다. 우선 통증이 있는 부위에 파스부터 붙이고는 이전에 허리가 아팠을 때 개선 효과를 본 근육 이완제도 복용했다. 뒤이어 집에 있는 허리 안마기로 다친 부위를 반복적으로 주물렀다.

 

그 덕분이었는지 다음 날 아침 자고 일어나니 상태는 한결 나아져 있었다. 이리저리 몸을 움직여 보아도 특별히 불편하다거나 통증이 느껴지는 곳도 없었다. 그로부터 사흘이 지난 현재 거의 정상을 회복했다. 천만다행이었다. 참으로 아찔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은 돈을 떠나 내가 추구하고 있는 '1일 3등분 생활법'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고는 전적으로 나의 부주의 때문이었다. 살면서 맞닥뜨리는 대부분의 다른 사고 역시 '지금껏 아무 일 없었다'는 방심에서 비롯된다. 정신을 바짝 차려야겠다. 그리고 잊지 말아야겠다. 언제든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수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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