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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의 연인 본문
<제목 : 빗속의 연인> - 2018. 7. 19
모스크바 베데엔하 공원을 방문한 날.
아침까지만 해도 단순히 흐리기만 했던 하늘에 갑자기 먹구름이 드리우며
강한 바람을 동반한 거센 빗줄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평화롭던 공원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대낮인데도 사위는 저녁이 찾아온 양 어두워지고 미처 우산을 준비하지
못한 이들은 비를 피할 수 있는 곳으로 황급히 내달렸다.
날씨는 사나워졌지만 공원에는 아름다운 풍경 하나가 만들어졌다.
한 중년의 부부가 작은 우산에 의지한 채 공원을 가로질러 어디론가를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무늬만 우산이지, 두 사람의 머리나 제대로 가릴 수 있을까.
사진은 찍고 나면 아쉬움이 느껴질 때가 많다.
이건 이렇게 했더라면 좋았을 걸, 저건 저렇게 했더라면 더 좋았을 걸.
예고 없이 출몰하는 피사체에 적절히 대처하는 일은
여전히 어렵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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