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그곳에 가면 - 경북대학교의 가을 본문

풍경

그곳에 가면 - 경북대학교의 가을

자유인。 2022. 11. 3. 00:18

 

여기는 대구광역시에 소재한 경북대학교 캠퍼스.

내가 다녀본 대한민국의 대학 캠퍼스 중 넓이에 있어 둘째 가라면 서러운 곳.

혜화동에 있던 서울대학교가 늘어나는 학생들을

감당하지 못해 관악산 기슭으로 옮겨간 지 오래건만,

갈수록 답답함을 느끼고 있는 것과는 달리,

여유를 갖고 돌아보자면 하루 종일을 할애해야 비로소 가능한 곳.

대구에 내려갈 때면 종종 들르곤 하는 곳이다.

고등학교 시절, 아버지께 저기를 가보고 싶다고 했다가

'감히 네가 저기를 간다고?' 라며 핀잔을 들었던 곳.

그 당시 당신에게는 그곳이

대한민국의 수재들만 가는 '서울대학교'쯤으로 여겨졌으리라.

다행인지 불행인지 나와는 인연이 없었다.

어린 시절 내가 살던 시골에는 영화관이 두 곳 있었다.

아이들 혼자 가는 경우는 없었고, 어쩌다 학교에서 '문화교실'이란

이름 아래 단체로 관람할 때만이 들어갈 수 있을 뿐이었다.

스크린엔 수시로 비가 내리다 끊기는 일이 다반사.

그럴 때면 곳곳에서 손으로 부는 휘파람 소리가 요란했다.

그때 보았던 영화 중 하나 -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클라크 게이블과 비비안 리가 주연했던.

다른 건 딱히 생각나는 것이 없지만

석양 무렵, 어느 나무 아래에선가 클라크 게이블이 비비안 리의

허리를 감싸고 격정적인 입맞춤을 하던 장면..

저 나무를 카메라에 담다가 그때 그 장면이 떠올랐다.

'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곳에 가면 - 경기 시흥  (2) 2023.02.07
이런 자신감  (3) 2022.12.19
그곳에 가면 - 수성못의 가을  (4) 2022.11.02
감나무 단풍  (6) 2022.11.01
가을은 단풍  (4) 2022.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