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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서울을 대표하는 시장으로 남대문시장과 광장시장을 들 수 있다.두 시장은 성격 면에서 다소 차이를 보인다.남대문시장이 의류나 장신구 등의 생활용품 중심인 데 반해, 광장시장은 먹거리 위주의 시장이라는 점이다.물론 광장시장에도 먹거리 이외 다른 상품을 판매하고는 있지만,워낙 먹거리 쪽만 크게 부각되다 보니 다른 쪽은 상대적으로 침체되어 있다(이를 감안하여 최근 서울시에서 시장 재단장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남대문시장은 지하철 4호선 회현역에서 내려 5번 출구로 나오면 곧바로 만날 수 있다. 생활용품이 주류를 이루고는 있지만, 먹거리가 아주 없지는 않다. 광장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을 뿐이다.대외적으로 널리 알려진 대표적인 먹거리로 두 군데가 있다. 그중 하나가 칼국수 골목이다.여기에 가면 예전부터 익히 ..

얼마 전 '도망가지 않는 매미(2024. 7. 23)'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적이 있었다.요즘 매미는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아 가까이 다가가도 도망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어쩌다 그런 녀석들이 있겠지 싶었지만, 이후에 만난 다른 매미들 역시 마찬가지였다.내가 결코 잘못 본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여전히 때를 가리지 않고 매미는 도처에서 울어댄다.잠시라도 쉬었다 울어주기를 바라지만, 서로 말이 통하지 않으니 일방적으로 듣는 것 이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 매미는 알에서 깨어나 땅속에서 몇 년(5~7년 또는 10년 설이 있음)을 지낸 후 밖으로 나와 몇 주 또는 길어야 한 달 정도를 살다 생을 마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그러나 그들이 어떤 모습으로 삶을 마감하는지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어느..

자동차 소모품 교체를 위해 공업사에 들렀다. 현직을 떠나고 나니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장거리 운전을 할 기회가 많지 않아 어쩌다 한 번씩 들르게 된다. 이곳저곳 다니기보다는 집에서 가까운 한 곳을 '주치의'로 정해 정기적으로 차의 건강 상태를 맡기고 있는데, 이력까지 다 꿰고 있다 보니 관리적인 측면에서여러모로 장점이 많다. 점검을 하는 동안 휴게실에서 기다리고 있자니 공업사 사장이 들어왔다.실무는 직원들에게 맡기고, 그는 주로 입구에서 방문하는 손님들의 안내를 맡고 있다.둘이 앉아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받다 보니 그의 지난 과거사가 실타래처럼 풀려나왔다. 지방에서 공고를 졸업한 후 처음 직장은 모 자동차 회사 서비스센터였다고 한다. 이후 독립해서 현재의 공업사를 차리게 되었는데, 얼마간은 꽤 많은 돈을 ..

시골에서 학교를 다니던 시절, 시내 아이들은 우리 마을 아이들을 언제나 '물 건너 아이들'이라 불렀다. 집과 학교를 오가려면 도중에 개천을 하나 건너야 했기 때문이다. 거기에 무슨 속뜻이 있었는지를 따지기 전에 나는 그런 호칭들이 왠지 정감이 느껴져 좋았다. 아들네 식구들이 한 달에 한 번씩 본가를 다녀간다. 아이들이 출가하고 난 뒤 가급적 그들의 사생활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것이 우리 부부의 생각인지라, 아들과 며느리가 스스로 규칙을 정해 지속적으로실천에 옮기고 있어 내심 기특하면서도 반갑다. 귀여운 손주까지 함께 볼 수 있으니 올 때마다 기쁨은 배가된다. 무엇을 먹을까 물으니 이탈리아 음식이 좋겠다고 했다. 오랜만에 동네 단골집을 찾았다. 집 가까이 있어 이따금씩 들르곤 하는 곳이다. 가깝다는 이유라..

2024 파리 올림픽(2024. 7. 26~8.11)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1984년 LA 올림픽 이후 최소 인원으로 참가한 우리 선수단은 당초 예상과는 달리 영국에 이은 전체 8위라는 기대 이상의 호성적을 거두었다. 국토 면적으로 세계 109번째인 작은 나라로서 대단한 성과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한 금메달리스트의 폭탄 발언으로 분위기는 순식간에 경색되고 말았다. 오랫동안 올림픽 하나만을 바라보며 달려온 선수나 코칭스태프 및 관계자 모두는 졸지에 죄인 아닌 죄인이 되고 말았다. 도쿄 대회(2021)에 이어 3년 만에 다시 맞이한 축제 분위기를 채 즐겨보기도 전에 생각지도 못한 돌발변수를 맞이한 것이다. 누구의 잘잘못이나 내용의 진위 여부는 여기서 논할 사안이 아니다.제3자 입장에서 무엇이 옳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