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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인간의 모든 변화는 관심으로부터 출발한다. 대상이 무엇이든 태어날 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다. 오랫동안 그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나름대로 열심히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기에 모종의 결과물이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저마다의 개성이 드러나는 외모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평생토록 관리를 해야 하는 것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헤어스타일이요, 다른 하나는 패션이다. 패션(fashion)이라는 영어 단어에는 여러 가지 뜻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옷차림 또는 차림새를 지칭하는 경우가 많다. 머리의 경우 무인도에서 혼자 사는 삶이 아닌 이상 주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머리 손질은 나를 위해서도 해야 하지만, 남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내 인생 내가 사는데 누가 감히'라고 반문한다면 더 이상 할 말이 없지만..
난데없는 한밤중의 비상계엄령으로 나라가 어수선한 날 전철을 타고 인천 소래포구에 다녀왔다. 일찍 잠자리에 드는 편이라 새벽에 일어나서야 소식을 들었다. 일국의 책임자로서 너무나 어설프고 경솔하며, 시대착오적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이번 사태는 아무래도 엄청난 후폭풍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을 듯하다. 그건 그렇고 .. 다시 소래포구 이야기로 돌아가자. 예전에는 자동차가 아니면 접근이 어려웠는데, 지금은 수인분당선 소래포구역에서 내리면 도보로 10여 분 남짓이면 닿을 수 있다. 소래포구역을 나와 어시장 쪽으로 가다 보면 소래역사관이 있는데, 그 건물 앞 광장에 과거 수인선을 달리던 협궤열차가 전시되어 있다. 수인선 철도는 도로 교통이 발달하지 않았던 산업화 시대에 수원과 인천을 오가던 노선으로, 당시 ..
우리 속담에 '정승도 사흘을 굶으면 남의 집 담을 넘는다'는 말이 있다. 아무리 지체가 높은 사람도 배가 고프면 다른 어떤 것도 부질없다는 뜻으로 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인간이 삶을 영위하는 데 있어 무시할 수 없는 것이 바로 돈이다. 아무리 좋은 차도 연료가 없으면 한낱 쇳덩이에 불과하듯, 돈이 없는 인생은 사람으로서의 구실도, 체통도 불가능한 일이다.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대부분의 범죄 역시 돈과 관련된 것들이다. 없는 사람은 없는 대로, 있는 사람은 있는 대로 저마다의 욕구나 욕심을 채우기 위해 해서는 안 될 일을 저지르기도 한다. 퇴직을 앞둔 이들의 가장 큰 불안감은 대부분 경제적인 문제로 귀결된다. 오랫동안 고정된 수입이 있다가 퇴직과 동시에 그것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결국 그 부분에..
최근 어디에선가 읽었던 글이 생각난다. 글쓴이가 올 한 해 지하철을 타고 다니면서 책 읽는 사람을 본 것이 단 세 명이라고. 내가 봐도 대부분 스마트폰만 열고 있을 뿐, 책 읽는 사람은 정말로 드물다(물론 그중에는 영상 독서를 하는 경우도 더러 있긴 할 것이다). 내가 본격적으로 책 읽는 습관을 들이기 시작한 것은 마흔을 전후한 시기였다(나로서는 이 시기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생업을 제외한 다른 대부분의 것들을 본격적으로 생활화한 것도 바로 이 무렵부터이기 때문이다). 이전에도 관심은 있었지만 그저 생각뿐 실천으로까지 옮기지는 못했다. 어느 날부터인가 생활의 중요한 일부가 되었고, 이후로는 며칠이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불안하기까지 했다. 이는 마치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던 사람이 이삼일 안 하면..
지인들과 술을 한잔할 때면 이따금씩 궁금한 것이 있다. 소주의 경우 식당에서 종업원이 '어떤 걸로 드릴까요?' 물으면 꼭 특정 상표만을 고집하는 이들이 있다. '나는 항상 그것만 마신다'라고. 그럴 때면 그들은 과연 그 맛의 차이를 알고 그러는 걸까 궁금해진다. 현직 시절 직원들과 회식을 하면서 그것에 관해 실제로 실험을 해 본 적이 있었다. 특정 상표만을 고집하는 몇 명에게 눈을 가리게 한 후 여러 제조사의 소주를 각각의 잔에 담아 섞어 놓고는 한 명씩 마셔보고 해당 상표를 맞혀 보라고 했다. 그랬더니 그중 한 사람만 정확히 맞혔을 뿐, 나머지는 전혀 감별 능력이 없었다. 위스키의 경우도 비슷하다. 위스키는 숙성 연도별로 가격 차가 존재하는데, 12년산, 17년산, 18년산, 21년산, 30년산 등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