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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얼마 전 '국내에서 즐기는 해외여행'의 일환으로 안산 케밥 전문점을 들렀었는데 그때 먹었던 케밥이 또 생각났다. 나는 내 돈 주고 사 먹은 음식이 맛이 없으면 그 집은 다시 눈길을 주지 않지만, 괜찮다 싶으면 재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이 집도 그런 곳 중 하나였다. 어느 휴일 아침, 아직 꿈나라를 여행 중인 아내 몰래 전철을 타고 안산역으로 향했다. 이날은 현장에서 먹기보다는 포장을, 나보다는 아내를 위한 목적이 더 컸다. 얼마 전 그녀가 러시아에서 먹었던 케밥 이야기를 했던 게 생각나서였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24시간 문을 연다 하여 이른 아침부터 길을 나선 것인데 가게 앞에 도착해 보니 아직 개점 전이었다. 이런 낭패가? 다시 돌아갈 수도 없어 근처에서 시간을 보내다 문이 열리자마자 들어갔다. ..
'한정판 에어조던 신발을 신었다고 모두가 덩크슛을 할 수 없듯, 그림으로 치면 붓이나 물감 같은 카메라는 사진을 위한 도구일 뿐이다. 사진은 카메라가 찍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카메라로 찍는 게 사진이다.' - 조인원, '조인원의 사진 산책' 중에서 - 현직 시절이었다. 누군가와 대화를 하다가 내 생각을 얘기했었는데, 그걸 들은 상대방이 어느 공식 석상에서 내가 한 이야기를 마치 본인의 생각인 양 포장해서 둘러대는 걸 보고는 적이 실망했던 적이 있다. 당사자인 내가 객석에 버젓이 앉아 있었음에도 조금도 미안해하거나 거리낌이 없었다. 또 언젠가는 내 블로그에 올린 글을 나의 동의를 구하지도, 출처도 밝히지 않은 채 통째로 자신의 블로그에 옮겨놓은 걸 본 적도 있다. 누가 보고 안 보고를 떠나 양심의 문제..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직장에서 만난 인연은 퇴사를 하고 나면 인간관계도 끝이 나는 게 일반적이다. 거래 관계로 만난 사람 역시 마찬가지다. 언제까지 변치 않을 것 같지만 이해로 맺어진 사이이기에, 그 관계가 다하고 나면 다시 연락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나 또한 인간적으로 가까웠던 몇 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연락이 끊어졌다. 떠난 이들뿐만이 아닌, 남아 있는 이들 또한 같은 마음일 것이다. 어쩔 수 없는 조직의 생리이기도 하다. 새해나 설날, 혹은 추석이 되면 나에게 잊지 않고 안부 인사를 보내는 이가 있다. 옛 직장의 청소를 담당하던 아주머니다. 대개 직장에서 궂은일을 맡은 이들에게 관심을 갖거나 눈길을 보내는 경우는 흔치 않다. 경비나 청소를 담당하고 있는 이들이 그들이다. 대체로 세상은 직업 ..
2025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을사년(乙巳年)으로, 육십 갑자(六十甲子)로는 마흔두 번째에 해당하는 '푸른 뱀'의 해라고 한다. 부디 새해에는 세계 곳곳에서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전쟁이 종식되고, 국내적으로는 불안정한 정치가 안정됨으로써 국민들이 마음 편히 살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기를 소망해 본다. 이따금씩 중고품 거래 사이트인 '채소 마켓'을 이용한다. 나한테는 필요 없는 물건이지만, 누군가는 그것이 절실히 필요할 때가 있는데, 이런 수요와 공급을 서로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하는 곳으로 이용자가 꽤 많다. 사진에 관심이 많은 나로서는 그에 관련된 물품을 주로 구입하는 편이다. 디지털카메라를 움직이는 동력원은 배터리로, 야외에서 장시간 많은 사진을 찍으려면 여분의 배터리는 필수적이다. 배터리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