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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나는 어릴 때부터 지금껏 전형적인 새벽형 인간으로 살아왔다. 낮이면 펄펄 날다가도 저녁이 되면 까닭 모르게 온몸에 기운이 빠지며 활동성이 급격히 떨어진다. 대학 입시 공부할 때도 다들 밤을 새우느니 어쩌니 하는데, 저녁 9시만 되면 몸이 흐물거려 무언가에 제대로 집중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이었다. 신기하게도 아침만 되면 밤새 사라졌던 에너지가 금세 다시 솟구친다. 지금 2년째 파트타임으로 하고 있는 일도 그런 내 몸의 신체 리듬에 맞춘 것이다. 이 공간에 글을 쓰는 일 역시 남들이 한창 꿈나라를 헤매고 있을 새벽 시간을 주로 이용한다. 저녁에는 잘 떠오르지 않던 문장도 그 시간만 되면 자판에 손을 대자마자 실타래처럼 꼬리를 물기 시작한다. 이 때문이었는지 군대에서..
내가 근무했던 부대는 대한민국의 수도를 방어하는 임무를 띠고 있었다. 사정을 모르는 이들은 서울 주변에 배치가 되었으니 얼마나 좋으냐며 부러워들 했지만 실상은 정반대였다. 유달리 훈련이 많은 데다 외출 외박에도 제약이 적지 않아 나의 경우 입대 후 13개월이 지나서야 가까스로 첫 휴가를 나올 수 있었다. 그 시절 부대 임무를 띠고 나가던 방면에 난지도라고 하는 섬이 있었다. 서울시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를 매립하던 장소였는데, 거대한 산을 이룰 만큼 규모가 엄청났다. 특히 여름철이면 무어라 형언하기 어려운 고약한 냄새가 진동을 했다. 그곳을 한번 지나온 날이면 며칠 동안 몸에서 냄새가 빠져나가지 않을 정도였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이곳이 문제가 되었다. 바로 인근에 경기장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어..
글을 쓰면서 가급적 삼가려는 주제가 있다. 정치와 종교다. 저마다의 생각이나 관점이 다른 데다 자칫 불필요한 논쟁만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정치는 더 그렇다. 보수와 진보, 혹은 진보와 보수의 명확한 차이를 나는 알지 못한다. 유시민의 '국가란 무엇인가' 라는 책에 보면 그에 관한 설명이 나온다. 가난의 경우 보수는 개인의 책임으로 규정하지만, 진보는 국가의 책임으로 돌린다는 것이다. 본질의 옳고 그름을 떠나 보수는 진보에 비하면 투쟁력과 단결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상대방이 공격을 해오면 내부적으로 똘똘 뭉쳐 그에 대응부터 해야 하는데, 대응은커녕 자중지란에 스스로 무너지는 형국이다. 마치 조선시대 사색당파 싸움을 보고 있는 듯하다. 이와 달리 진보는 투쟁력과 단결력 면에서 보수를 ..
자유로움은 구할 때까지 어렵지, 한번 실천하고 나면 무척 쉽고 행복하고 시원하다. 나를 옭아매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핑계 대지 말고 한번 실천해 보고, 벗어나 보고, 깨뜨려 보라. 생각보다 간단하고 쉽다. - 이근후의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 중에서 - 내가 사는 동네에 자전거를 타고 지나다 보면 다리 밑에 날마다 적지 않은 노인들이 모여 있는 곳이 있다. 이를테면 서울의 파고다공원 같은 곳으로 갈 데 없는 이들이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그들은 대개 네 부류로 나뉜다. 바둑을 두거나 장기를 두는 이, 그것도 아니면 옆에서 구경을 하는 이, 또 그것도 아니면 물가에 앉아 흘러가는 개울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이들이다. 그들을 볼 때마다 노후의 삶에 관..
살면서 우리가 가장 자주 입에 올리는 말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아마 건강이란 단어도 그중 하나일 것이다. 우리는 누구를 만나거나 헤어질 때마다 습관처럼 건강하라며 덕담을 건넨다. 건강이란 말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튼튼할 건健, 편안할 강康자를 써서 '몸이나 정신에 아무 탈이 없이 튼튼함'이라고 풀이가 되어 있다. 이 세상에 자신과 가족이 아프기를 바라는 사람이 있을까? 정신에 문제가 있지 않는 한 새해 소원을 빌 때 '제발 올해는 나와 우리 가족이 중병에 걸려 고통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되기'를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가 아프지 않기를 우선적으로 바란다.그토록 바라건만 아픈 사람은 지속적으로 생겨난다. 기도가 부족해서일까? 그건 아닐 것이다.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