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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사진과 여행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다.익숙한 것으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피사체를 만나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다닐 수밖에 없고, 열심히 다니다 보면 새로운 풍경들을 그만큼 많이 만나게 된다. 그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시야도 넓어지는 일석삼조, 사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강화도에 다녀왔다. 강화도는 행정구역 상으로는 인천광역시 소속으로 제주도, 거제도, 진도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네 번째로 큰 섬이다(지금껏 세 번째인 줄만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 글을 쓰면서 자료를 찾아보니 네 번째란 걸 처음 알았다).바다 쪽으로 나가지 않고 안쪽으로만 다니면 여기가 과연 섬이 맞을까 싶을 정도로 넓다.서울에서 그다지 멀지 않고, 볼 것도 많아 종종 다녀오는 곳이다.아래 사진들은 현지에서 만난 새벽 풍경과, 어느 해수..
우리나라에도 아름다운 곳이 많다는 걸 알게 된 건 사진을 가까이하면서부터였다.그전까지는 어디를 가도 그저 그런가 보다, 하는 정도였는데, 사진을 알게 되면서 주변을 허투루 지나치지 않고 눈여겨보는 습관이 생겼다. 그런 습관은 블로그 글쓰기를 하면서 더욱 깊이 뿌리를 내렸다. 무릇 자연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아름답지만, 시시각각 변하는 계절의 변화를 적절히 활용할 수 있다면 느낌은 한층 배가된다. 사계절 중 내가 꼽는 최고의 풍경은 단연 가을이다. 봄이 청춘이라면 가을은 완숙의 계절이다. 미당의 시('국화 옆에서')에 나오는 것처럼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 내 누님 같은' 계절이 곧 가을인 것이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어야만 만날 수..
아마추어임에도 전문인처럼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진 이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 아마추어가 프로를 따라가지 못하는 건 전혀 부끄러워할 일이 아님에도 왜 자꾸 창피하다고만 여기는 걸까. 프로는 프로끼리 노는 물이 있을 테고, 아마추어는 아마추어끼리 노는 물이 따로 있을 텐데 말이다. 그런 생각에만 사로잡혀 있는 한 일반인으로서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과정 자체를 즐길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내가 추구하는 인생이란 지극히 단순하다. 어떻게 하면 오늘 하루를 재미있게 보낼 수 있을까를 끊임없이 고민한다는 것. 남들에게 내세울 만큼 잘하는 건 없지만, 무언가 새로운 것들을 시도하거나 도전하는 걸 좋아하고 즐기는 편이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나 스스로 모종의 결..
내가 나고 자란 고향 마을은 다소 특이한 형태를 띠고 있다.전체 가구 수는 약 60호 정도가 되지만 내가 살던 쪽에 30호, 또 다른 산 너머에 30호가량이 있는 이른바 '자연부락'으로 이루어져 있다. 두 지역이 행정상으로는 같은 마을이지만, 산 너머 사람들과는 이장을 비롯한 몇몇 지도자 차원에서만 교류가 있을 뿐 나머지 주민들과는 다른 동네나 마찬가지다. 왜 이런 이상한 형태를 만들 수밖에 없었는지 아직도 이해가 잘 안되는 부분이다. 그러니까 실질적으로 내 고향 마을이라고 하면 30호 정도라고 봐도 무방하다. 일찍부터 고향을 떠난 나로서는 어머니가 살아계실 때와 돌아가셨을 때로 크게 구분이 된다.당신이 계실 때만 해도 마을에서 일어난 갖가지 소식을 수시로 전해 들을 수 있었다.누구네 아들이 어디 취직을..
고등학교 때 만나 지금껏 이어지는 친구들 모임이 있다. 전국 각지에 흩어져 살고 있어 마음처럼 자주 만나지는 못한다. 본래 10월쯤 부부 동반으로 만나기로 되어 있는데, 같은 시기에 친구네 혼사가 예정되어 있어 그것으로 갈음하고 이번에는 건너뛰기로 했다. 그러자니 서운하다며 부인들은 빼고 친구들끼리만 번개 모임을 갖자고 했다. 그렇게 모인 곳이 충주 수안보. 구성원 중 한 명이 그곳에서 일을 하고 있던 것이 계기가 되었다. 나는 어디를 가면 목적지로만 곧바로 향하지 않는다. 이왕 시간 투자하고 돈 쓰는 것. 오가는 편에 무언가 색다른 장소나 풍경이 없을까 싶어 열심히 탐색을 하곤 한다. 꼭 여행만을 위한 여행보다는 인생 전반을 여행화化하다 보면 살아가는 순간순간이 곧 여행과 다름없다는 것이 나의 오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