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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다소 이색적인 삶을 살고 있는 어느 커플의 이야기를 읽었다.프랑스로 요리 유학을 떠난 한국 여자가 현지에서 구급대원인 프랑스 남자와 만나 집 대신 밴을 집 삼아 몰고 다니며 산다는 내용이다. 수입은 빠듯한데 집세와 물가가 살인적인 나라에서 살려고 보니 도저히 답은 나오지 않고, 언제까지 이렇게 쫓기며 사는 인생이 과연 행복할까,라는 의문에서 비롯되었다. 꼭 집이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생각을 조금 바꿔보면 되지 않을까 싶었던 것이다. 책을 읽다가 문득 떠오른 것이 있다.바로 캠핑카에 관한 것이다. 최근 들어 우리 사회에서도 레저 문화가 대중화되면서 캠핑 관련 장비도 갈수록 고급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나만의 이동 숙소를 마련하려는 이들이 많아진 것도 그중 하나다. 인터넷에 보면 일반적인 캠핑카 가..
개인적으로 환경에 관심이 많다.특별하거나 대단한 무엇이라기보다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생활화할 뿐이다.어딜 가든 내가 만든 쓰레기는 내가 책임진다는 것. 분리배출의 경우 종이 상자는 테이프를 제거한 후 펴서 버리고, 플라스틱 용기는 내용물을 비운 후 깨끗이 씻어서 버린다. 대충 그 정도이다. 가장 안타까울 때는 아무 데나 함부로 쓰레기가 버려져 있을 때다.다 함께 즐기는 공원에 먹다 남은 술병이나 음료 용기 등을 그대로 버리고 가거나, 바로 옆에 쓰레기통이 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냥 버린다. 건물 계단이나 엘리베이터라고 예외가 아니다. 산이나 개울, 하천, 바닷가도 마찬가지다. 더 심한 경우는 눈에 잘 띄지 않는 으슥한 곳에 집에서 쓰던 소파나 가구 등을 차에다 실어 내다 버리는 이들도 있다. 그..
추석을 맞아 올라오셨던 장모님께서 내려가셨다.일주일 중 이틀은 처남집에서, 나머지 닷새는 맏딸인 우리 집에서 머무셨다.당신은 성장기를 통해 늘 인정 욕구에 목이 말랐던 나의 존재를 세상에서 처음으로 인정해 주신 분이었다.잘 하지도 못하는 나를 '우리 맏사위가 최고'라며 주변에 민망할 정도로 자랑을 하신다.급기야 자식뻘인 나에게 '존경'이란 표현까지 하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올해로 86세. 본래 아주 건강한 체질은 아니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히 늙으셨다.두드러진 변화로는 우선 기력이 많이 떨어지면서 동작이 눈에 띄게 느려지셨다.게다가 망각 증상이 무척 심해지셨다. 당신의 물건을 어디 두었는지 기억하지 못해 계속 찾으시거나, 조금 전 하셨던 똑같은 질문을 반복적으로 물으신다. "O 서방은 여기 ..
비가 오고 난 뒤 밤사이 갑자기 기온이 달라졌다. 전날 일터에 나온 동료들의 옷차림도 하루 사이 긴 팔로 바뀌었다. 창문을 연 채 밤새 선풍기를 돌려도 쉬이 가실 줄 모르던 더위가 자취를 감춘 것이다. 사계절의 구분이 뚜렷했던 우리나라였지만, 본래 봄, 가을은 짧고, 여름과 겨울은 상대적으로 긴 한반도였지만, 언제부터인가 봄과 가을은 오는 듯 마는 듯, 여름은 가을과의 경계선도 없이 마냥 길어만지고, 겨울은 더 이상 겨울답지 않은 이상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나는 더운 여름보다는 추운 겨울이 더 낫다. 여름철이 되면 몸도 마음도 스트레스 지수가 한층 높아진다. 잠시만 나갔다 와도 옷이 금세 땀에 젖는다. 더운 나라치고 잘 사는 나라가 없는걸 보면 다 그만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 나의 고향 마을에는 내가..
이따금씩 외식을 하지만 여기는 다시 한번 더 와야지,라는 느낌을 주는 곳은 어쩌다 손에 꼽을 정도이다. 방송에서 리포터들이 음식이 채 입에 들어가기도 전에 자지러질 듯 맛있다며 과장된 연기를 하는 걸 보면 '방송이 정글이라는데 살아남으려면 그렇게라도 해야지 어쩌겠니'라며 넘어가곤 한다. 과연 그렇게 몸이 뒤틀릴 만큼 폭풍 감동을 주는 곳이 얼마나 될까. 개인적으로 비교적 자주 가는 음식점이 있다.제법 오래되고 규모가 있는 한우전문점이지만, 그렇다고 거기서 비싼 한우를 먹은 적은 한 번도 없다. 갈 때마다 주로 선택하는 메뉴는 '돼지갈비 쌈밥정식'이다. 점심시간에만 제한적으로 파는데 가성비가 꽤 괜찮다. 일 인당 22,000원에 이만한 구성으로 나오는 데는 여기밖에 못 봤다.가격만 보고 혹시 '날림'이 아..